코스요리 중 어느 한 가지도 소홀한 요리 없어

손님상에 내놓기 바로 직전에 조리하는 게 원칙

봄에는 조개탕에 데쳐먹는 쭈꾸미 샤브 맛있어

[평택시민신문] 평일초등학교를 지나 소사벌레포츠타운 정문 바로 길 건너에 일식집 목향(木香)이 있다. 큰길가에 위치해있지만 가로수와 녹지 수목에 가려져 건물이 훤하게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입구마저 수줍은 듯 돌아앉아 있어 목향나무보다는 새초롬한 목련꽃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외관이다.

목향은 코스요리 전문 일식집이다. “저희 집에 코스요리 메뉴가 몇 가지 있는데 가족행사나 손님 접대에 가장 인기가 많은 A코스요리(1인 33,000원) 상차림을 보여드릴게요. 저희는 모든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기 바로 직전에 조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새우장 등 숙성시간이 필요한 음식만 냉장고에 며칠 보관하는 정도에요. 냉동식품은 일체 사용하지 않아요.” 연예인급 외모를 가진 부지현 대표(48)가 에피타이저로 나온 유자소스 샐러드, 견과류 꿀조림, 해조류, 전복죽을 상에 올리면서 말했다.

따뜻한 전복죽은 비린내 없이 고소하고, 추운겨울이 제철인 곰피 미역과 꼬시래기가 싱싱한 바다 맛을 전해준다. 해조류와 마늘쫑을 찍어 먹는 장맛이 깊고 감칠맛 나다. 장을 만드는 비법이 있느냐고 물었다. “고추장에 갈치속젓을 넣었어요. 갈치속젓을 섞는 건 저희 집만의 비법은 아니고요 일반적으로 쓰는 레시피예요.” 주인장이 사람 좋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부지현 사장

본 요리로 광어모듬회, 모듬해물(석화, 해삼, 멍게, 전복, 연어), 초밥, 산낙지, 옥돔구이, 소라, 산양삼이 차려졌다. 화려하고 고급진 한 상이다. 도톰하게 썬 광어를 와사비간장,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달다. 오독오독하게 씹히는 해삼이 또 신선하고 달다.

토치로 살짝 불 맛을 입힌 연어 초밥은 생강향이 나면서 고소해 혀끝에서 녹는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맛이다. 옥돔구이는 크기와 맛이 단품요리라 해도 부족하지 않다. 삶아서 썰은 소라에는 한방소스 끼얹었고 산양삼은 쌉쌀한 맛이 많이 강하지 않아 꿀을 찍어 줄기와 잎파리까지 먹었다. 끝으로 얼큰하고 시원한 매운탕과 함께 날치알이 가득한 마끼가 나왔다. 코스요리 중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한 느낌이 없다.

“일식집에서는 단가가 비싼 큰 물고기를 횟감으로 써요. 좀 커야 살이 탄탄하고 더 달아요. 작은 물고기는 구이나 조림으로 쓰기 좋죠. 모듬해물은 제철 해물을 쓰고 있어 철마다 다르고, 그날그날 다를 수 있어요.” 부 대표가 일식집에서 쓰는 식재료의 기준을 설명했다.

 

옥돔구이

"저희 집이 코스요리 전문이지만 단품요리로 생우럭탕과 보리굴비도 해요. 매일 사오는 생우럭이라 달고 맛있어요. 특히 보리굴비는 담백하고 고소해서 많은 손님들이 사계절 즐겨 찾는 메뉴죠. 매년 봄이 되면 조개탕에 살짝 데쳐먹는 쭈꾸미 샤브샤브를 선보이는데 올해에도 할 거에요. 정말 맛있죠. 목향이 자신있게 내놓는 요리 가운데 하나에요. 꼭 맛보러 오세요.”

일식집 목향은 전부 룸으로 이뤄져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운데 통로를 따라 양쪽으로 12개 방들이 쭉 늘어서있다. 방을 트면 40명 팀도 한 번에 식사가 가능하다. 미술을 전공한 주인장의 안목으로 꾸민 소박한 인테리어가 과하지 않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메뉴: A코스정식 33,000원, B코스정식 23,000원, 특정식 45,000원, 생우럭탕 16,000원, 보리굴비 18,000원

■경기 평택시 조개터로 26번길 70. 평택공설운동장 정문 앞

☎031.65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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