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부조리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총학생회 재건 및 평택대 정상화 위한 활동 진행 중

“의심스런 사람 아니라 검증된 사람이 총장으로 오길”

내년 3월 총학생회 구성 위한 선거…“이번엔 꼭”

왼쪽부터 최영우, 최강재, 오정현, 조성일 학생

지난 11일 평택대학교 유종근 총장직무대리의 출근 첫날, 평택대 학생들도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총장직무대리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평택대 총학재건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학생들이 그들이다.

총학생회가 없는 평택대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총학생회 재건을 주장하고, 평택대 이사회 및 조기흥 전 명예총장의 부조리를 지적하며 학교 정상화를 부르짖는 연석회의 구성원들을 학교 밖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 11일 총장직무대리 측과 몸싸움으로 부상을 입은 최강재·최영우 학생과 1학년이지만 학교에 대한 열정은 남다른 조성일·오정현 학생들에게 연석회의 활동 및 계획, 대학교 총장직에 대한 생각 등을 들었다.

 

처음 총학재건연석회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조성일) 올해 3월 연석회의 의장이 총학생회를 다시 만들기 위해 서명운동을 하고 1인 시위를 한 적이 있다. 이때 당시 조기흥 명예총장이 해당 학생의 멱살을 잡기도 하고, 욕을 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연석회의에 참여하게 됐다.

(오정현) 평택대 사태와 관련해 방송사에 제보를 한 적이 있다. 이때 방송사 측에서 상황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답변을 위해 알아보니 총학생회 해체, 이사회 및 명예총장 부조리 등을 자세히 알게 됐다. 이후에 연석회의에 참여하게 됐다. 자세히 알고 나니 활동을 할지 말지는 고민의 영역이 아니었던 것이다.

(최강재) 올해 일본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국토대장전에 참여한 이후 활발히 활동을 전개해 왔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주장을 하면서도 내가 속한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 때문이었다. 우리까지 침묵하면 모두가 침묵하게 되기 때문에 연석회의의 활동을 포기할 수 없다.

(최영우) 1학년 때 평택대가 부실대학으로 선정된 적이 있다. 이 사실을 TV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 학교 측에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이에 학생들과 학교간의 대화의 장을 열자고 제안을 하고, 결국 부실대학 선정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불만족스러웠다. 특히 당시 조기흥 총장의 언행을 보면서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게 됐고, 연석회의에 동참하게 됐다.

 

연석회의의 활동 내용과 그 성과는?

(최강재) 가장 중점적인 활동은 총학생회를 다시 구성하는 것이다. 공증된 단체가 있어야 학생들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현재 평택대 이사회나 총장 선임 등의 문제를 돌파할 수 있기 때문에 총학생회가 필요하다.

총학생회가 없다고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침묵할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평택대에서 발생한 비리, 성추행, 인사문제 등 수많은 사안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평택대 정상화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총학생회 구성을 위한 선거가 지난 11월에 있었던 것은 큰 성과였다. 학교 측에서 요구한 투표율 50%를 충족하지 못해 올해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했지만, 내년 3월에 예정돼 있는 선거에는 학생들의 투표를 독려해 반드시 총학생회를 구성하겠다.

 

유종근 총장직무대리를 반대하는 이유와 어떤 사람이 총장으로 오면 좋겠는지?

(최강재) 지난 10월 교육부 감사에서 19건의 문제가 드러났고, 그 문제의 중심에는 평택대 이사회가 있다. 교육부 감사결과에 따라 이사회는 해체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사회가 선임한 총장을 인정할 수 없다.

(오정현) 유종근 총장직무대리에게 전과기록이 있다는 점은 과연 총장으로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럽게 한다. 지금 평택대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의심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사람이 총장으로 와야 한다.

(조성일) 지난번 유 총장직무대리 출근 첫 날, 설전이 오가는 자리에서 총장직무대리 측에서는 “학생들은 필요 없으니 나가”라고 했다. 학생이 대학교의 한 구성원임을 인정하고,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총장으로 오길 희망한다.

(최영우) 학내 상황이 혼란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친분이나 연고 등에 이유로 총장이 선임되면 안 된다. 또한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는 사람이 와야 한다. 지금 유 총장직무대리도 대화를 하자고 하는데, 실천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평택대 대부분의 학생들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오정현) 공부·취업 걱정이 앞서고, 평택대에서 발생하는 일들이 자기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고 이들의 침묵이 학교 측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석회의 차원에서 평택대 사태를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당위성을 만든다면 학교 정상화를 위해 작은 행동이라도 하는 학생들은 많아질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 및 하고 싶은 말은?

(최영우) 학교 문제에 대해 모른척하면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부조리 및 비합리한 일들을 후배들이 똑같이 겪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졸업하기 전까지 조금이라도 학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학교의 문제를 소리 높여 지적하고,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대변하고, 내년 3월 총학생회 선거를 준비하겠다.

(최강재) 학교에 문제가 있다고 인지하고 있지만, 지켜만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제 나설 때가 됐다고 말하고 싶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교내 다양한 단체들이 학교 정상화를 위해 같이 활동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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