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희 시인 첫 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 출간

평택출신의 유영희 시인이 첫 시집<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를 출간했다. 시인의 눈이 아니면 발견할 수 없는 소소한 일상과 사물들의 내면이 유시인의 진솔한 영혼을 통해서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시집을 지어놓았다. 그야말로 시의 집을 지어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思考)를 갈고닦아 묶여진 것이다. 제호가 암시하듯 어느 별자리를 가지더라도 다 수용할 수 있다는 시인의 태도는 높은 정신의 포용력을 대변한다. 유영희 시인의 사유는 늘 긴장되어 고뇌와 고통의 실체들을 걸러내어 정제된 것들만 독자들 앞에 내놓고 있다. 자연을 경외하며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가슴 아픈 것들을 천연덕스럽게 표출해내는 시인의 내면을 따라가 보면 거기엔 따스한 시인의 정서가 있다.

 

측백나무열매는 별자리 없는 별들이/지상에 마련한 다세대주택이다/북두칠성 카시오페아 백조 물병자리/전설이 하나씩 차고앉을 때/푸른 바늘잎 문틈으로 바람 드는 그 집에는/내 집 장만 꿈이 솔솔 뿌려지고/낙엽 몇 장으로 바람벽 우는 달력을 넘기면/몇몇 별들/목돈마련 적금통장/휴우 갈길 먼 보름달창구에 희망 한 가닥 입금 한다/(중략)집 한 채 꿈을 짓고 사는 사람들/십오 층 아파트 계단 미끄럼방지 닦이/청소 노동자/쪼개고 조이며 얻은 집 한 채/셋방 있음/측백나무 오랜만에 빈 방이 난걸 보니/어느 별 제 이름을 찾아갔나보다-<집>중에서

 

유 시인이 고난을 관조하는 정신세계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시인은 별자리 없는 별들이 마련한 지상의 다세대주택을 측백나무에 비유한 발상이 이를 증명한다. 별자리 없는 별들과 셋방 하나 마련하지 못한 청소노동자가 겨우 장만한 셋방이 별자리에 회유되고 있다. 별은 희망의 상징이다.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별은 시인의 소망이기도 하겠다. 삶의 공간인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도 시선을 주어 ‘홈리스1’에 따뜻한 관심을 보내고 ‘평택역’에서는 역풍경의 변천사를 돌아보며 잊혀져가는 추억을 소환하여 옛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덕동산’에 올라 생업을 놓친 비수기/먼 그대에게/푸른 노래 들려주고 싶어/다가서지 못한 길/을 찾아내었음을 고백한다. ‘아리바다’에서는 “신생도시를 발아중인 소사벌”이 “꿈꾸는 별빛 하나를 물고 있음”을 노래하고 있다. 그 꿈꾸는 별빛 하나 물고, 별을 끌어들이는 유영희 시인은 끝까지 절망을 희망으로 전환시키는 시인의 사상철학을 은유하고 있다. 가슴에 따뜻한 별을 품고 사는 유영희 시인은 2009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하여 평택문인협회 회원, 시샘문학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7년 평택문학상을 수상했다.

배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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