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빨리 장애인 유도 실업팀 창단해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기를”

국가대표이지만, 생활체육선수로만 활동했던 인재 중 평택 떠난 선수 많아

체계적인 훈련과 안정된 생계를 위해 평택 장애인 실업팀 창단 필요

지난 12일 시의원 간담회에서 평택시가 유도와 역도 부분 평택시청 장애인 실업팀 창단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평택 장애인 유도 선수들이 다시 한 번 기대에 부풀어 있다. 효명고를 졸업해 일반유도선수로도 활동했던 원유신 평택시 장애인유도협회 회장이자 대표팀 감독은 지난 10여 년 동안 장애인 실업팀 창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가 장애인 유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 때문이었다. 평택에서 유도 체육관을 차렸을 때 한국복지대학교의 장애인 학생들이 유도를 배우고 싶다고 온 것이었다. 원 감독은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장애인 학생들에게 유도를 가르쳤지만, 점점 학생들의 실력이 우수해 졌다. 그러다 가르치던 학생이 경기도 유도협회가 당시에 없어서 ‘서울시’ 선수로 대회에 출전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서울시 대표측에서는 응급처치만 하고 선수를 돌려보냈다. 내 제자의 부상에 안일하게 대처한 것에 화가 나서 서울시 대표측에 전화를 했지만, ‘여기는 원래 그렇다’는 무성의한 답변만 들었다”며 “그 이후 장애인 선수들을 본격적으로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청각 장애인들과 소통을 위해 수화를 배울 정도로 장애인 유도에 유별난 관심을 가졌던 원유신 감독. 그가 양성했던 제자들이 유수한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보람을 느끼지만, 아직 선수들이 정착할 팀이 없어 선수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앞선다. 그런 그에게 평택시 장애인 유도팀 창단은 기쁜 소식이었다. 원 감독은 “공공기관에서 장애인 유도팀을 만드는 것은 전국적으로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택에 소속돼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업팀 창단 소식이 반갑다”고 전했다.

하지만 과거에도 평택 장애인 유도 실업팀 창단이 추진되다 도중에 무산된 적이 있어서 걱정이 앞선다. 그는 “전 평택시장 임기가 끝날 때 쯤 실업팀 창단 이야기가 있었다. 이에 선수들이 기대를 했지만, 결국 없던 일이 돼 버려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나온 창단 이야기도 계획에만 그치는 것이 아닐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평택시는 2018년 추경을 통해 관련 예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과거 계획이 무산되는 과정을 지켜본 원 감독은 2018년 본예산이 아닌 추경을 통해 진행된다는 점이 걱정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장애인 실업팀 창단이 선거용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창단을 미루자고 하는데, 그때까지 미루다보면 또 창단이 엎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원유신 감독이 실업팀의 신속한 창단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과거 창단 계획이 무산된 경험 때문만은 아니다. 평택 장애인 유도선수로 지난 2017 삼순 데플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양정무 선수에게 타 지자체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는다. 원 감독은 “해당 지자체에서도 장애인 유도 실업팀을 창단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양정무 선수가 장애인 유도의 상징적인 선수이기 때문에 연봉 몇 천만 원을 주고서라도 영입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양정무 선수는 지난 20일에 진행된 14회 전국 농아인 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실업팀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묻자 “선수들에게 계획적인 훈련을 시킬 수가 있어 선수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과 “선수들이 생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지금처럼 타이틀은 국가대표이지만, 생활체육선수로 활동했던 많은 평택의 인재들이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생계 문제로 결국 평택을 떠났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장애인 유도 실업팀이 평택시 홍보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실업팀 창단에 이유로 꼽는다. 그는 “실업팀 선수가 국제대회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여러 언론에서 취재를 하러 온다. 이때 평택을 알릴 수 있는 공간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면 현재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홍보보다 더 효과적으로 평택시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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