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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개헌 가능할 것인가?:원 포인트 개헌이 답이다수요칼럼 _ 김남균 평택대 미국학과 교수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7.10.11 11:07|(882호)

모든 법은 시대가 바뀌면 개정을 필요로 한다. 헌법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헌법과 관련된 문제는 일거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헌법조항은 국민생활의 전반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현행 헌법이 시행된 지 30년이 되었다. 그동안 꾸준히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번번이 소수세력의 주장으로 그치고 말았다. 이번에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약속했다. 국회의장도 적극 나서서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일정대로라면 내년 지방 선거 전에는 개헌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내년 개헌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 내년 봄쯤으로 예상되는 지방 선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쯤 개헌안의 초안이라도 모습을 보일 때이나, 무슨 조항을 어떻게 바꾼다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라면 개헌론이 등장하는 단계 때 이미 바꿀 헌법 조항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 문제가 되는 조항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한 것이 개헌 절차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무슨 조항을 개정할 것인지 그 개정 대상에 대한 합의도 없는 상태로 보인다. 이런 상태에서 내년 개헌이 가능할까?

개헌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과제이다. 거기다 여야 정당의 현재와 같은 대치국면 상황에서 각 정당의 의견이 조율된 개헌안이 나올 수 있을까? 새 대통령이 취임한지 여러 달이 지났지만 장관조차도 모두 임명되지 못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정치의 대대적 개편이 뒤따를 전면적인 개헌이 불가능해 보이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그것은 원 포인트, 즉 조항 1개의 개헌이다.

원 포인트 개헌에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 헌법은 1787년에 제정되어 오늘까지 2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개정의 역사도 그 만큼 된다. 제정 및 비준 과정부터 미국 헌법은 난항을 겪었다. 제헌위원회에서 13개 주의 의견을 조율하여 겨우 헌법안을 마련했으나, 비준 과정에서 더 큰 난관에 부딪쳤다. 인권조항의 부재 때문이었다. 미국 헌법 초안에는 개인의 인권조항이 전혀 없었다. 이것이 각 주에서 헌법을 비준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었다. 결국 비준 후 인권조항을 추가한다는 조건으로 비준에 겨우 성공할 수 있었다. 약속대로 연방 정부가 구성된 직후인 1791년에 10개조의 인권조항(권리장전)이 추가되었다. 권리장전의 추가는 첫 헌법 수정이면서 동시에 미국 헌법사에서 유일하게 원 포인트 개헌의 예외 사례였다.

그 후 1992년에 수정된 수정조항 27조까지 미국 헌법은 수정조항을 1개 조항씩 추가하는 방식으로 시대에 맞게 헌법을 보완해 왔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1800년 대통령 선거제도에 문제가 발생하자 1804년 대통령 선거 방식만 수정하는 수정조항 12조를 추가했다. 1865년에는 노예제도를 법적으로 완전히 폐지하기 위하여 수정조항 13조를 추가하였다. 수정조항 12조가 추가된 후 61년만이었다. 수정조항을 다시 수정한 경우도 있었다. 1919년 미국은 금주법을 실시하기 위해 헌법 수정조항 18조를 추가했다. 그러나 1933년 금주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지자 미국은 수정조항 18조를 폐지하는 수정조항 21조를 추가했다. 금주조항을 폐지하는 수정조항을 추가한 것이다. 이 같은 원 포인트 개정 방식으로 미국은 헌법을 조금씩 보완하며 230년 동안 같은 헌법을 유지했다. 그 결과 안정적인 정치 발전이 가능했다.

1948년 처음 제정된 우리 헌법에도 부분 수정의 역사가 있다. 이승만 정부와 박정희 정부 때 대통령 선거 방식과 중임제도 수정을 위한 몇 차례 개헌(소위 발췌개헌, 사사오입개헌, 3선 개헌)이 그런 경우였다. 그 외에는 대부분 권력자가 중심이 되어 전면적인 개헌을 실시했다. 우리 개헌의 역사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개헌 과정에 국민이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국민의 참여는 형식에 불과했고 대부분 밀실에서 추진된 권력자에 의한 권력자를 위한 개헌이었다. 우리 헌법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모든 법은 시대가 바뀌면 개정을 필요로 한다. 헌법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헌법과 관련된 문제는 일거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헌법조항은 국민생활의 전반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역사 발전에는 도약이 없다. 단지 점진적 발전이 있을 뿐이다. 1회 개정에 1조항의 개정이 답이다. 국민 생활의 근간을 한꺼번에 흔드는 전면개헌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국민이 배제된 밀실거래는 더욱 안 된다. 이제 그 원 포인트를 무엇으로 할지 논의하자.

 

김남균 평택대 미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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