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in 평택人 하성수 군

가족 하나 없는 장애인이지만 삶의 의지와 꿈은 분명

대학교 학비나 생활하기 힘든 집 환경은 문제

집 앞에서 촬영한 하성수 군

여느 19세 남학생들처럼 게임을 좋아하는 하성수(19) 군이지만 삶의 무게는 다른 또래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버겁다. 아버지는 누구인지 모르고, 어머니는 하 군이 어렸을 때 이미 집을 나갔다. 폐지 줍는 할머니의 품에서 근근이 생활했지만, 그의 마지막 가족이었던 할머니도 지난 7월에 세상을 떠났다. 손자에게 부족한 것 없이 키우기 위해 노력하며 하 군을 사랑했던 할머니. 할머니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하 군의 눈은 붉어졌다.

장애라도 없었더라면 이렇게까지 하 군의 인생이 막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갓난아기 때 침대에서 떨어져 뇌에 이상이 생겨 1급 뇌병변 장애로 하반신을 사용할 수 없는 하성수 군. 보행이 불가능해 야외에서 이동할 때는 전동휠체어를, 실내에서는 기어 다녀야 하는 처지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하 군은 삶의 의지를 잃지 않고, 꿈을 갖고 살아간다. 종교 덕분이었다. 그는 “초등학생 때까지는 이러한 삶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교회를 다니면서 신을 믿다 보니까 이러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가족은 내게 허락되지 않았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그들도 살기 힘들고 지쳐 있는데, 나처럼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이 이들에게 위로할 수 있다”며 “고등학생 때 상담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자신의 꿈을 당당히 전하기도 했다. 올해 나사렛대학교에 진학한 하 군은 기독교 상담학을 전공하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삶에 대한 의지와 앞으로의 목표가 있지만, 여전히 생활의 어려움은 남아 있다. 정부 보조금 및 고덕면의 은일온누리교회의 지원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3년간의 대학교 학비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첫 등록비와 이번 학기까지의 학비는 은일온누리교회의 지원이 있었지만, 해당 교회도 시골에 있는 작은 교회이기에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하성수 군은 “감사하게도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지만, 앞으로 졸업이 걱정된다. 학비만 해결되면 생활이야 절약하면서 살 수 있을 텐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염려된다”고 전했다.

하 군 집의 달력은 지난 7월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부터 멈춰있다.

살아갈 집도 문제다. 대학교 기숙사에서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주중에 생활하지만, 주말이면 도우미도 없어 평택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평택에 왔을 때는 당장이라도 쓰러져도 이상할 것 없는 초라한 집만이 하 군을 기다리고 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부터는 집의 관리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사람이 살고 있다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환경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난 7월 이후로 달력이 멈춰져 있듯이 집 안의 시간도 멈춰있었다. 집주인의 선처까지 없었다면 이러한 집마저 아쉬운 상황이 됐을 것이다.

하성수 군은 “쥐가 없는 집이면 족할 것 같다”며 소박한 희망을 밝힌다. 집안 곳곳에서 발견되는 쥐 배설물을 보며 “워낙 오래된 집이라 쥐가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에는 쥐가 눈에 안 띠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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