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정비 소음이 100일 된 손자가 경기 일으킬 정도”

송탄미공군기지 정비소 엔진 소음 15분~30분 지속
“평택시, 소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길”

 

미군 허시하우스(항공기 엔진정비소)에서 흘러나오는 소음으로 고덕면 당현리 일대 주민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879호 1면 참조)19년 전 고덕면 당현리 은일온누리교회에 부임해 엔진 정비 소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송주석 목사를 만나 소음으로 인한 피해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소음의 크기와 발생빈도가 어느 정돈지?

마을에서 직선거리로 300미터 정도에 떨어진 비행기 정비소에서 엔진을 최대한으로 가동을 하며 엔진 정비를 하는데, 그 소음 때문에 바로 앞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하지 못할 정도다.

소음은 한 달에 3~4번 정도 발생하고, 을지가디언프리덤(UFG) 훈련과 같이 미군의 훈련이 있을 경우에는 더 많은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

소음이 한 번 시작하면 짧게는 15분, 길게는 30분까지 지속되고, 대부분의 소음이 저녁에 집중적으로 발생해 생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8월30일에는 저녁 9시 30분에 소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다. 서로 대화를 하는 것도 어렵고, 전화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아무리 크게 텔레비전 소리를 키워도 TV 시청이 용이하지 않다. 교회 설교 도중에 소음이 시작되면 설교가 들리지 않아 멈추는 경우도 발생한다.

청각에도 위협적이다. 귀 고막상태가 좋지 않은데,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귀가 좋지 않다. 이 때문에 소음이 없어도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지금 생후 100일된 손자와 18개월된 손자가 집에 있는데, 이들의 청각이 잘못될까 걱정이다. 100일된 손자는 소음이 시작하면 경기를 일으키고 있다.

고덕면 당현리 일대에 미군부대와 가까워 미군을 위한 집을 다수 건축해 놨지만, 소음 때문에 대부분이 비어있는 상태다. 일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해당 집을 월세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평택시도 소음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처음 당현리에 온 19년 전부터 미군 시설에서 나오는 소음과 관련해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평택시에서는 당현리에 항공기 운항 중 발생하는 소리가 소음으로 인정되는 기준에 미흡하다고만 한다. 하지만 이 곳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은 항공기 운항 중 발생하는 일상적인 소음이 아니라, 엔진 점검 때문에 나오는 엄청난 순간 소음이다. 사실 항공기 운항 중 발생하는 소음은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물론 평택시에서도 이 지역의 순간 소음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미군부대에서 하는 것을 어떻게 하겠냐’거나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때문에 시가 할 수 있는 없다’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하지만 시에서 피해 확인을 위해 방문한다고 해놓고, 아무런 연락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과연 평택시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소음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지?

가장 좋은 방안은 소음이 발생하는 정비소를 마을과 인접하지 않은 곳으로 옮기는 것이다.

마을과 부대가 인접한 곳이나, 정비소 근처로 방음벽을 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속도로 옆에 방음벽을 세우는 것처럼 이 지역에 소음을 차단하는 시설을 설치한다면 지금보다는 소음이 적어질 것이다.

각 집 창문에 이중창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완벽하게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소음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비행기 엔진 점검 소음으로 인해 피해 받는 주민들의 수는 피해지역은 넓지만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시에서는 소수의 사람들도 평택시의 시민이라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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