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목소리에도 따뜻하게 귀기울이는 것은 경찰로서 당연한 일"

물건찾기·길찾기·주취자 깨우기는 소소한 민원? No!
“당사자에게는 다급하고 중요한 일”
보이스피싱은 여전히 성행, 늘 주의해야

박수정(27) 순경이 주간근무를 수행할 때 모녀로 보이는 두 여성이 서정지구대를 다급하게 찾았다. 어머니 A씨가 버스에서 핸드폰과 신용카드를 잃어버렸다는 것. 다급해 보이는 두 여성을 박 순경은 일단 진정시키고, 어떤 버스를 몇 시경에 탔는지 물었다. A씨는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서정리를 경유해 평택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고 전했고, 박 순경은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버스회사에 연락했다.

버스회사에서는 A씨가 탄 버스를 운전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의 전화번호를 알려줬으나 해당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을 때는 부재중 회신이 돌아왔다. A씨와 그녀의 딸은 기사가 전화를 받지 않자 걱정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박 순경은 특유의 차분함을 유지하면서 A씨가 일단 카드를 정지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마지막에 내렸으니 차에서 기사분이 발견했을 것이다”, “요즘은 이전과는 달리 핸드폰이나 카드는 잘 돌려준다” 등의 이야기로 지구대를 찾아온 여성들을 안심시켰다. 마침내 운전기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버스기사는 “운전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버스 안에서 핸드폰과 신용카드를 찾았다”고 전했다.

경찰의 업무라고 하면 범인을 검거하는 일이 주로 떠오르지만, 시민들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지구대에는 앞에서와 같은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박수정 순경은 “주간근무를 하면서 길을 물으러 지구대를 찾는 사람도 많고, 뭘 잃어버렸다면서 다급하게 경찰의 도움을 찾는 사람도 많다”고 전한다. “특히 서정리 주변에 어르신들이 많이 다니셔서 어르신들이 지구대를 찾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도 밝혔다.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주취자를 집으로 보내는 것도 경찰의 흔한 업무다. “여름철에는 술을 먹고 길거리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많다. 순찰을 돌면서 발견하기도 하고 민원을 받기도 한다”며 “대부분 깨우면 곧잘 일어나서 집으로 가지만, 간혹 몸을 가누지 못한 분들을 부추기고, 집으로 보내거나 지구대로 데리고 오는 것도 경찰의 일”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소소한 민원이나 일들을 일일이 상대하는 것이 귀찮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박 순경은 “당사자들에게는 정말 다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귀찮은 일일 수 없다. 또한 경찰로서 시민들을 돕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경찰이 노력해도 해결되기 어려운 민원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보이스 피싱. 박 순경은 “20대 초반의 취업준비생이 놀이터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현금 2000만원을 줬는데, 보이스피싱인 것 같다는 제보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현금으로 돈을 전달해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검찰에 사건이 연류 돼 있어 계좌를 맡겨야 한다든지, 공적인 기관을 사칭해서 입금을 요구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다”며 “돈을 보내고 나면 다시 돈을 찾기 어려운 것이 보이스피싱 사건이다. 이러한 범죄에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시민들이 ‘감사하다’는 말을 해 주는데, 그분들의 작은 말 하나가 큰 힘이 된다”며 “경찰임과 동시에 한 인간이라고 생각해 인격모독적인 말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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