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in 평택人 평택시청 상권 ‘이웃집’ 사장 권오선 씨

롯데마트·소사벌지구 상권 생기면서 손님 발길 뚝 끊겨

‘지역상권살리기 운동’ 필요 역설…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시청 구내식당 대신 공무원들 외식 유도하는 방법도

18년 동안 김치찌개와 삼겹살을 팔며 평택시청 뒤쪽 상권을 지켰던 ‘이웃집’ 사장 권오선(62) 씨는 손님이 줄어 걱정이 앞선다. 과거 손님들로 시끌벅적했던 평택시청 부근에 지금은 찾는 이가 없어 적막감마저 돌고 있다.

권 사장은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는 시청의 출구도 2개 밖에 없었고, 시청 내 식당도 열악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며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항상 만석이라 일하는 아주머니도 3명이나 고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웃집’은 권오선 사장과 부인 김경화(56) 씨가 따로 인력 고용 없이 운영하고 있다.

잘 나가던 가게에 좋지 않은 기운이 들어온 것은 주5일제가 시작되면서부터이다. 권 사장은 “주5일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토요일 점심때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토요일이 쉬는 날이 되자 공무원은 물론, 건축사업소 등 시청과 관계있는 회사들도 쉬게 되었고, 토요일에 이곳을 찾는 이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평일 손님들까지 줄어든 것은 롯데마트 근처에 상권이 형성되면서부터였다. “롯데마트에 여러 가게들이 생기면서 평일 점심에 이쪽 상권을 이용했던 시청 공무원들이 롯데마트 근처로 가기 시작했다”며 급속도로 손님이 줄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제 소사벌지구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서부터는 ‘이웃집’ 주변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 권오선 사장은 “소사벌이 들어서면서 이쪽 상권은 완전히 죽었다. 소사벌 상권이 생기기 전까지는 적게는 40명 많게는 60명 정도의 손님을 받아 그럭저럭 운영을 했는데, 지금은 하루 동안 20명받기도 어렵다”며 “점심시간에 9명도 많다고 여길 정도”라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연간 1000포기의 김치를 김장했던 ‘이웃집’이 현재는 400포기 정도만 김장을 할 정도로 매출은 급감했지만, 이 동네에서 ‘이웃집’은 그나마 나은 형편이라고 권 사장은 전한다. “우리는 그래도 술도 팔고, 돼지고기를 팔아 비교적 이윤을 낼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백반을 파는 다른 가게들은 월세를 내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며 “백반 집끼리 경쟁이 붙어 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반찬 가지 수를 늘리는 바람에 일하는 사람도 고용해야 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권 사장은 “회식의 ‘1차’인 저녁식사를 이곳에서 하지 않으니 호프집이나 포장마차, 노래방 등 2차, 3차 가게들의 매출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주변의 많은 가게들이 보증금을 까먹으면서 억지로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상권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 평택시가 무신경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에 권 사장은 답답할 뿐이다. “어떤 공무원은 ‘소사벌로 가게를 옮기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소사벌로 갈 수 있는 자금도 없고, 오랫동안 장사를 한 곳을 떠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공재광 평택시장이 시장이 될 때 그나마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공 시장은 한 번도 이쪽으로 밥을 먹으러 오지도 않더라”라며 “시장이 무관심한데, 공무원들이 이쪽 상권에 무관심한 것은 당연”하다며 시장부터 관심을 가질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 권 사장은 “과천이나 서울 같은 곳의 관공서에서는 주변 상권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평택에서도 ‘상권살리기 운동’같은 것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안책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시청 구내식당을 닫고, 공무원들이 밖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지금보다는 크게 나아질 것이다. 시청에서는 언제 식당을 닫는지 주변 상권에 알려주고, 해당 식당들은 그날에 맞춰 1000원 정도 할인해 준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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