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무책임함이 아이들의 미래 짓밟아서는 안돼”

평택 세교산업단지 아스콘 공장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에서 지난해 연말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을 일으킨 의왕시 아스콘공장 보다 최대 10배가 넘는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100㎍/㎡)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이 아스콘 공장에서 불과 30여 미터 떨어진 곳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 중에 있고 350여 미터 거리에 세교중학교․평택여고가 있다.

최근 들어 해당 아스콘 공장은 고덕국제신도시를 비롯한 도시개발과 삼성전자 등의 대형 산업단지 조성공사로 아스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수시로 아스콘을 생산하는 탓에 인근 학교 학생들이 구토와 어지럼증,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면서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다. 이에 해당 학교인 세교중학교 김성수 교장을 만나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언제부터 학생들이 악취로 고통 받아왔나?

처음 세교중학교장으로 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았다. 전임 교장에게서 세교산단 아스콘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유해물질에 대해 전해 듣지 못했을 만큼 대단치 않았다. 문제는 주거밀집지역이고 학교가 인근에 있어 입주가 불가능한 아스콘 플랜트를 2011년 평택산업단지관리공단의 입주심의에서 통과시키고 평택시가 이를 허가해줌으로써 시작됐다. 2013년부터 아스콘을 생산하기 시작한 업체는 점차 물량을 늘려 지난해에는 22만3849톤을 생산했다. 악취와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문제는 2013년부터 시작됐다.

학생들의 증상은?

호흡기 계통이상이 주를 이룬다. 심한 경우에는 구토를 하기도 하고 어지럼증과 비염,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있다. 요즘처럼 자식을 많이 낳지 않는 상황에서 자식 건강에 대한 부모들의 염려는 대단하다. 사회적 인식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다쳐도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또 맞벌이 경우가 대부분이고 공부에 대한 관심도 많은데 아이들이 악취 때문에 수업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은 것도 알지만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두고 볼 수 없어 올봄 들어 두 번이나 단축수업을 해야 했다.

 

아스콘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의 문제점은?

특히, 이미 도로를 포장했던 재생아스콘을 첨가물을 넣고 고온에서 재가열 해 생산하는 재생아스콘의 문제가 심각하다. 각종 분진은 물론이고 재가열 과정에서 벤조피렌의 양도 일반 아스콘보다 높게 나온다고 들었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이 아스콘 공장에서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됐던 학생들과 인근주민들에 대한 어떠한 조사도 없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악취보다 그 성분이 더 염려스러워 평택시에 수차례 성분조사를 의뢰했지만 어떠한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우선 당장 시급한 조치는?

당연히 아스콘 공장 이전이 최우선이다. 그게 당장 어렵다면 우선 재생아스콘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2016년에는 전체 생산량의 2.5%에 불과했는데 올 3월까지 생산된 재생아스콘 비율은 27.5%였다. 업체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니 당연히 재생아스콘을 선호했을 것이다. 또 해당 업체가 학생들과 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는데 학교 각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에어컨 가동을 위한 전기요금을 원인자가 부담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공장을 이전하지 못하면 학교라도 이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어른들의 무책임함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짓밟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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