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문화기본권 향유 위해 평택시의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분석하여 문화재단 설립해야”

문복남 경기민예총 평택지부 문화정책분과장

평택시 문화예술 현실은?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된다. 관습적인 삶에 만족하고 건물주를 쫓는 물질사회가 되었다. 시내 이곳저곳에 많아지는 빌딩만큼 경제자본은 증가하는 데 보통 시민들이 몰입해서 즐거움을 주는 문화자본은 없는 게 평택이다. 시민들의 숨겨진 개성이 발현되는 문화도시가 되려면 호기심꺼리가 많아야 한다. 어떤 시민이 나름 새로움과 독창적으로 기획한 공연과 전시회 안을 만들어서 시청을 방문해 관련부서에 문화지원금을 요청하면, 담당자는 사업내용보다 단체 회원 수 부터 물어본다. 단체 회원 수를 100명 이상과 이하로 분류하고, 기준에서 정한 단체 수가 모일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다 막상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쯤 ‘사회단체보조금’이란 명목으로 소액 지원한다.

‘문화예술진흥기금’이 아닌 ‘사회단체보조금’이라는 용어부터 바꾸어야 한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말이 있듯, 보조금을 던져주는 쪽과 받는 쪽이 용어로 인해 갑과 을의 위계적인 지원구조로 구속되어서는 안된다. 안타깝게도 평택은 독창성을 갖고 창조적 문화예술 작업을 하려해도 혼자 힘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문화예술 진흥 및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책은?

평택시민들 일상생활이 모두 문화이다. 시민들은 일상의 요구와 필요를 문화예술로 표현하고 싶을 때, 문화기본권을 누리고 싶을 때, 평택시가 매개자가 되어야 한다. 시민의 문화요구와 평택시의 협조체제가 지속될 때 지역의 문화자본이 만들어 진다.

요즘 이런 상상을 해본다. 초미세먼지로 인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져가는 평택사회를 문화예술로 실컷 풍자하다보면, 청정한 공기를 맘껏 호흡할 수 있는 대안을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민 모두가 일상 속에서 문화기본권을 향유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예술인과 행정,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 나가야 할 때이다.

 

평택문화재단의 필요성과 설립과정에 대한 생각은?

문화예술이 공연과 전시회가 전부는 아니다. 기획과 홍보 인력도 있어야 하고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연구 활동과 문화예술 교육이 필요하다. 여가 시간이 증대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와 필요가 높아져 가는 때에 문화지원행정역량은 전문화 되어야 한다. 평택시 문화행정 담당자들의 능력이 아무리 출중하다고 해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지역 문화예술 환경에 적응해 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공무원들은 2~3년 주기의 회전문 인사로 운영된다. 평택시민의 문화예술 활동의 참여기회의 확대와 평택 남부, 송탄, 안중지역의 균형 문화프로그램 운영과 효율적인 문화행정을 지속적으로 담당할 문화재단설립이 시급하다.

 

문화재단이 시민들의 삶과 지역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은?

문화재단은 시민과 지역 내 문화자원이 결집해서 다양한 문화생태계를 일구어 가는 비영리 공익재단법인이다. 지역문화재단의 장점은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정기․특별 공모지원 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행정이 주도하는 1회성 지원정책으로는 평택시민의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문화재단을 ‘목표’ 중심으로 운영하고 정기지원공모사업 영역을 확대해서 지역 내 문학․음악․미술․연극 창작 자원을 발굴하여 지원하고, 시민 참여의 공공·실험 문화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문화재단은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시민이 각각 문화예술의 주체로서 서로의 활동을 보완하고 상호 평가 제도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역 시민들 모두는 문화예술을 누릴 권리가 있다. 시민들과 접촉 기회가 덜 한 장애인과 노인, 외국인 이주자와 청소년 등 사회 문화적 소수자와 만남을 통해 평택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가며 문화 시민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실천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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