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을 삶으로 나타내는 것이 나의 사명”

말기암 환자 접하고 ‘위로와 공감’ 절감…굿모닝병원에서 17년 간 호스피스 활동
“상치모 통해 초기 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 자존감 회복해 나갈 것”

17년 전 몸이 좋지 않아 목회를 잠시 쉬면서 호스피스 봉사를 했던 박종승 목사는 이후 호스피스 봉사를 사명으로 생각하고, 이 분야에 매진하고 있다. 본인도 매일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이지만, 암 환자들에게 사랑과 정성을 쏟고 있다.

처음 호스피스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목회를 하던 중 말기 암 판정을 받은 한 성도를 만났을 때였다. 설교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딴 곳을 주시하는 성도가 자꾸 마음에 걸려 알아보니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사람이었다. 이후 그 성도를 찾아가 기도를 해줄 때 이 사람이 원하는 것은 ‘암이 날 것이다’라는 기도보다는 따뜻한 위로와 공감인 것을 알고, 호스피스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그 작은 인연이 지금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박종승 목사의 호스피스 사역은 굿모닝병원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병원에 있는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미용봉사, 발마사지, 목욕, 상담 등을 진행하면서 환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박 목사는 “환자들은 병실에서 혼자 씻지도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의 머리를 감겨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하고, 기뻐한다”며 이를 통해 호스피스 봉사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초기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상치모(상실감을 치유하며 자존감을 회복하는 모임)’를 창설하여 다음달 6일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 목사는 “암 진단을 받으면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연상한다. 암 초기 진단을 받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실망, 분노, 좌절을 느끼고, 삶의 패턴도 바뀌게 된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살게 되면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상치모를 통해 초기 암 환자들의 자존감과 긍정적인 마음을 되찾는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암 환자들의 상실감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국내에 없어서 처음 ‘상치모’를 구상했을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하면서, 박 목사는 “앞으로 이곳에 방문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한 사람 한 사람 관찰하고 기록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객관적으로 암 치료와 상실감 치유의 병행이 암 치료에 효과적인 것을 보여주고, 앞으로 국내에 많은 곳에서 암 환자들의 자존감과 상실감을 관리하는 곳을 만들어 나가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호스피스 사역과 ‘상치모’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웃사랑’을 꼽았다. 박종승 목사는 “이웃사랑은 기독교인들의 사명이다. 내 삶을 통해서 사랑을 전하는 차원에서 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을 아끼고,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삶의 의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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