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in 평택人 서광석 씨

봉사는 사회 일원으로 책임을 지는 것

20년 전, 서른 살에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난 후 한 달 동안 눈도 뜨지 못했다는 서광석(50)씨는 오른쪽 몸이 마비되었지만 살아난 것 자체를 기적이라고 부른다. 불편한 몸이지만 서정동 주민센터, 부락복지관, 북부 장애인복지관에서 한 주도 빠짐없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서광석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고가 난 이후 4년 동안은 강원도 영월에 있는 기도원에서 지냈다는 서 씨는 자급자족으로 살아야 하는 기도원 규칙에 따라 기도원 사람들과 함께 밭일을 하며 지냈다고 한다. 마비된 오른쪽 몸이 여전히 불편했지만 밭일을 하면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그에게 기도원 원장님은 인근의 요양병원에서 노인 간병 봉사를 해볼 것을 권했다. 어릴 때부터 남을 돕는 것을 좋아했던 서 씨는 권유를 받아들였고 곧 요양병원에서 중풍·치매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의 식사나 이동 등을 돕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좋았다는 서 씨는 요양병원 봉사를 통해 자신도 사회에 필요한 인간이며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 이후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는 꼭 간다고 한다.
북부장애인복지관 탁구 프로그램을 통해 탁구를 처음 배운 서 씨는 그곳의 봉사자와 탁구를 치면서 마비되었던 오른쪽 손이 많이 좋아졌다. 자연스럽게 재활치료가 된 것이다.
“그 때부터 제가 봉사자가 된 거죠.” 서 씨가 하고 있는 봉사는 탁구를 배우는 장애인들이 연습할 수 있도록 탁구 상대가 되어주는 것이다. 실력을 뽐낼 수도 없고 제대로 된 공격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세 시간 씩 이어지는 탁구연습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는 함께 탁구를 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좋죠.” 서 씨는 봉사하는 것 자체가 ‘책임감’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는 곳은 사회 공동체이며 사람들은 함께 살기 때문에 사회가 돌아가려면 가진 자는 없는 자를 채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가진 자는 가진 만큼의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어릴 적부터 품어온 그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그걸 어떻게 나눌까 고민했다고 한다.
서 씨의 봉사는 장애인들과 탁구 상대를 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탁구 수업이 있는 날이면 수업 시간보다 한 시간 빨리 나가서 탁구대들을 설치한다. 사고로 크게 다친 경험이 있는 서 씨는 크고 무거운 탁구대를 옮기다가 어르신들이 넘어지거나 다치는 것이 가장 걱정이라며 늘 안전에 가장 신경을 쓴다고 전했다. 고장 난 탁구대를 고치는 것도 서 씨의 몫이다. 다리가 망가져 구석에 세워둔 탁구대를 직접 용접해 고쳐오기도 한다.
북부장애인복지관에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서정동 주민센터에서 월요일과 목요일, 부락복지관에서 토요일, 봉사만으로 일주일 일정이 꽉 찬 서 씨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 12월 13일에는 평택북부장애인복지관으로부터 우수자원봉사상을 수상했다.
서 씨는 유일한 바람이 있다면 모두가 서로 나누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내 욕심 채우고 나만 움켜쥐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 지금의 국가적 위기 상태가 된 것 같다며 가진 것이 조금이라도 나누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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