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거버넌스 포럼 소감

지난 14일 ‘평택을 이해하는 키워드 몇 가지’라는 내용을 주제로 평택문화원 향토사연구소 최치선 상임위원을 모시고 평택남부문예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6회 평택시 거버넌스 포럼에 참석하게 되었다. 사실 타지에서 온 내게 평택이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오랜 기간 차량등록사업소에서 근무했던 까닭인지 쌍용자동차와 미군기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강연 시작 전, 평택시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평택시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던 지난 시절이 어렴풋이 떠오르며 이번 주제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역사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지역 사람으로서 하고 싶었고, 관심 있는 일을 하고 있기에 행복하다고 표현하는 발표자의 목소리에는 평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듬뿍 담겨있었다. 포럼은 짧은 평택 소개 영상을 시작으로 ‘평택 사람’과 ‘평택 문화’에 대해서, 그리고 ‘평택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짚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택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선사시대 유적인 고인돌이나 환호취락유적 등의 발견으로 인해 오래 전부터 사람이 거주했으며, 이는 곧 일찍부터 문화가 형성되었음을 말해준다. 또한 외적의 숱한 침입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워 지켜낸 선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지닌 평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고향에 대한 발견이 곧 시민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므로 깊은 전통을 지닌 평택에 대해 시민들이 평택만의 스토리를 찾고 역사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평택의 오늘에 대해 “개발과 보전의 대척점에 서 있다.”고 하신 말씀에는 정말 고개가 끄덕여졌다. 발전에는 당연히 어느 정도의 희생이 뒤따르겠지만 평택의 색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이를 위해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모아 분야별 전문가들이 연구 중에 있다고 한다. 구술조사 및 기록 수집과 영상 작업,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평택의 사라져가는 마을 조사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평택문화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평택 시민들의 이야기 속에 마을의 문화가 있고, 또 그 문화가 모여서 지역사가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평택이라는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거버넌스를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포럼 말미에는 동시 ‘반쪽이라는 말’을 인용해서 거버넌스의 의미를 마음에 와닿을 수 있도록 표현해주셨다.
반을 준다는 것도 반을 가진다는 것도 모두 서로의 반이 되는 일이지. ‘반쪽’이라는 말, 사실 ‘우리’라는 말이지.
이 동시에는 더불어 사는 것, 즉 협치의 정신과 거버넌스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거버넌스를 사전적 개념으로 이해하려 했을 때는 막막하고 잡히지 않는 느낌이었는데 동시를 통해 거버넌스에 대한 개념이 구체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강연이 끝나고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타지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시다 퇴직 후 귀향하여 고향인 평택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민분의 애정어린 발언에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첫 직장이자 내가 살아가는 제2의 고향인 평택에 대한 애향심이 높아졌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평택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열심히 근무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내 스스로가 어렵기만 했던 거버넌스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나 또한 평택시 공직자로서 아니, 평택의 한 시민으로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중이니까 말이다.
평택시 거버넌스의 성공이 가져오게 될 시민이 만들어가는 행복한 도시, 평택의 미래가 더욱 더 기다려지는 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