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in 평택人] 아흔 아홉 살에 탁구 즐기는 박원준 할아버지

송탄보건소 3층 탁구장에 오전부터 탁구를 치는 어르신들이 보인다. 그 중 한 분이 올해 99세가 되신 박원준 할아버지다.
1919년 황해도 은율군 이도면 고현리에서 태어나 서른세 살에 삼촌을 따라 남한 땅을 밟았다는 박 할아버지는 먼저 전라북도 익산시 여산면에 자리를 잡고 노무자로 일을 시작했다. 계약기간이 끝난 이후에는 논산에 있는 훈련소에서 잡일을 했다는 할아버지는 평택으로 올라와 목공일을 배워 생업으로 삼았다. 급여는 적지 않았지만 무거운 것을 나르고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일의 특성상 나이가 들수록 일이 힘들어졌다는 박 할아버지는 51세에 미군부대에 들어가 정년퇴임하는 68세까지 비교적 편안하게 목공일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타고났나 보다’고 대답하며 웃었지만 이어지는 대화에서 꾸준히 운동을 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정년퇴임 이후 취미활동으로 지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즐겨 탔고 배드민턴도 즐겼다고 하니 일상에 늘 운동이 함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함께 자전거를 타던 지인들이 각자 사정으로 같이 자전거를 탈 수 없게 되어 혼자만 타다보니 쓸쓸해서 점점 안타게 되었다고 한다. 또 비슷한 시기에 지하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마주오던 오토바이와 부딪히는 사고로 허리를 다쳐 그 후로는 자전거를 탈 수 없었고 대신에 하게 된 것이 탁구였다.

20년 전 우연한 계기로 탁구를 처음 시작해 당시 진위면 하북리에 있었던 에바다 노인대학을 오직 탁구를 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고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대로 칠 줄은 모른다고 말하지만 2016년 평택시 제11회 평택시장배 생활체육 탁구대회에서 시범경기를 선보인 바 있다.
“허리가 아파서 오래는 못 쳐요. 그래도 탁구연습장에는 꼬박꼬박 나와서 앉아있어요.”
건강하게 지내는 게 꿈이라는 박원준 할아버지는 복지관 일정에 맞춰 점심시간 이후에 탁구를 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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