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시민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잊지 말았으면”

‘소녀상 미니블록’ 모금 40일 만에 1억3천만 원 모아
“청소년·청년들이 사회 문제 관심 갖는 것 중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소녀상 미니블럭이 출시 40일 만에 모금액 1억 3000여 만 원을 달성했다. 소녀상 미니블럭을 기획하고 모금을 진행한 평택청년회 김현래(36) 회장을 만나보았다.

2011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는 김현래 회장은 20살에 청년회에 처음 발을 들였다. 당시 청년회 전 회장이 운영하던 무료공부방에서의 자원봉사를 계기로 평택지역에 청년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함께하게 됐다고 한다.

역사 기행이나 여행, 풍물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주로 하던 청년회가 가장 먼저 시작한 봉사 활동은 ‘사랑의 몰래 산타’였다. 청년들이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 일은 저소득층 아이들과 독거노인 분들에게 산타복장을 하고 깜짝 선물을 전해주는 것이다. 3년 전까지 매해 진행 됐던 ‘사랑의 몰래 산타’는 함께 봉사했던 고등학생들에게 ‘이런 좋은 일이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알리고 같이 하고 싶은데 지금은 안 해서 아쉽다’는 내용의 문자를 지금도 받을 만큼 봉사하는 사람에게도 의미가 큰 행사였지만 좋은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보니 재정문제가 어려워 현재는 쉬고 있다고 한다.

위안부 관련 사업을 위해 처음 회원을 모집한 것은 2015년으로 대학 시절 평화나비 활동을 했던 청년회 회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청년들이 평택에 소녀상을 세워보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소녀상 세움이’라는 이름으로 모집을 시작했다. 경기도 청년 단체 중 이미 평화나비 서포터즈를 진행하고 있던 몇몇 단체가 지역에서 큰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을 본 김 회장은 사람들의 흥미를 얻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위안부 문제를 떠올리게 할 아이템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또한 길거리 버스킹, 나비 뱃지 판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에서 진행하는 서명운동을 함께 하면서도 평택 평화나비만의 상징성이 있는 것을 물색했다. 청년회 회원들과 회의 끝에 나온 것이 소녀상 미니블럭이었다.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으며 완성한 후에는 장식품으로 두고 보기에도 좋은 소녀상 미니블럭은 평택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모금 40일 만에 1억 3000여 만 원을 모금했다. 재료비를 제외한 수익금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콘서트’에 사용되었고 일부는 소녀상 건립기금으로 쓰였으며 남은 금액은 정대협으로 전달되어 의미 있는 곳에 쓰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녀상과 주변 조형물 제작, 위안부 문제 관련 행사에 사용되는 홍보·사무·행정비용을 포함해 책정한 목표 금액 6300만원 중 시민들의 모금으로 5300여 만 원이 모였고 제작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제작에 들어간 상태이며 오는 3월 1일 청소년 문화센터에서 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 회장은 소녀상 설립운동과 소녀상 미니블럭 모금이 잘 된 이유를 시민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많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회적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위안부 합의, 국정교과서 논란 등으로 다들 화가 나있는 상태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다수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것이다.

“이게 당장 눈앞의 문제는 아니라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가까운 곳에 소녀상을 두고 매일 보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소녀상 미니블럭 사업의 취지가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김 회장은 교과서가 아닌 자신이 직접 만드는 소녀상을 통해 소녀상의 의미나 위안부 문제의 중요성 등을 자연스럽게 배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박숙이 할머니의 별세로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39명뿐이다. 김 회장은 정대협과 같은 단체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청소년, 청년들이 기억하고 나서서 할머니들이 원하셨던 것들을 이루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청년회가 주축이 되어 진행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 콘서트’는 미군기지, 노동자, 농민 등 평택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해마다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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