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매주 아파트 돌며 칼갈이 봉사

토요일 오후, 아파트 단지 한 편의 파란색 천막이 눈에 들어온다. ‘지역을 섬기는 칼갈이 봉사팀’이라는 현수막을 걸고 있는 천막 아래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찬 물에 손을 담그며 칼을 갈고 있는 봉사자들이 있다.
평택시 안중읍 초원교회(담임목사 유광열)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지역 주민을 위한 칼갈이 봉사’를 한다. 무뎌져서 재료를 손질할 수 없는 칼을 갈아 새 칼처럼 날카롭게 만들어주는 칼갈이 봉사팀은 아파트 단지 내에 천막을 치고 진행되며, 칼의 양이나 봉사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이루어진다.
초원교회 유광열 담임목사는 교회는 지역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곳이라는 말과 함께 “교회가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많이 고민했다. 가정마다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주방 칼이라면 지역의 모든 가정을 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10년 3월부터 시작되어 벌써 7년째 이어지고 있는 칼갈이 봉사는 아파트 단지 관리자나 이장, 부녀회와 접촉해 2주에 한 번 두 개 아파트 단지를 돌며 시작했다. 7년간 빼먹지 않고 칼갈이 봉사를 진행한 결과, 해마다 요청하는 아파트 단지가 늘어 현재는 안중지역 다섯 개 아파트 단지(건영, 서광, 우림, 동신2차, 현대3차)에서 칼갈이 봉사를 진행 중이다.
처음으로 칼을 맡기러 나온 한 아파트 주민은 “칼이 무뎌져서 계속 사다보니 여섯 개나 샀다.”며 “날이 추워서 멀리 나가기 힘든데 아파트 단지 내에서 봉사해주니 가까워서 좋고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초원교회 봉사팀은 쇳돌에 물을 뿌려서 칼을 갈아야 하는 과정 상 겨울에는 손이 시리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몇 사람이 천막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주민들이 많이 나오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사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 이제는 수고가 많다고 음료수 등을 챙겨주는 아파트 주민들도 많아지고 이제는 칼갈이 봉사팀이 오기를 기다리는 주민들도 늘었다며 지역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끼고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칼갈이 봉사팀은 매주 약 100개, 연간 5000개의 칼을 갈고 있으며 칼을 맡기고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해 계절에 따라 커피, 어묵, 화채, 부침개 등을 준비하기도 한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