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헌혈·혈소판 공여 외롭지 않은 재도

▲ 발병 1년 후 병원에 입원하기전 치른 재도학생의 생일잔치
생명의 위태로움에 처해있는 후배를 살리기 위한 선배들의 손길과 마음이 모아졌다.

이제 18세를 갓 넘어선 학생들이 주저함도 없이 자신의 피로 꺼져 가려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작은사랑 실천을 하고 있다.

부모, 형제도 모르는 각박한 세상에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한 이러한 아름다운 몸짓은 한 생명에게 뿐만이 아니라 지독한 병과 삶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의지로 전달된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오랜 기간 투병생활을 해오는 효명중학교 3학년 김재도(16·청북면 어연리 244-20번지) 학생을 위해 효명고등학교 2. 3학년 학생들이 혈소판을 제공하기 위해 나섰다.

김재도 학생은 서정리초등학교 5학년 재학 중에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진단을 받고 3년 동안 항암제에 의한 약물치료법과 방사선 치료를 받아왔다.

2002년 11월 병원으로부터 완치판결을 받은 후 3개월 동안은 그야말로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의 행복. 올해 2월 말경부터 혈액검사를 받은 결과 혈소판 감소 현상이 나타났고 병원으로부터 재발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병원으로부터 최후의 수단으로 4개월 이내에 골수이식을 받아야 한다고 해 한국골수은행의 도움으로 김재도 학생과 적합한 기증자를 찾아 지난 7월8일 골수이식을 받고 현재 여의도 성모병원 완전무균실에서 투병중이다.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김재도 학생의 혈액형은 AB형, 골수이식 공여자의 혈액형은 B형이어 AB형을 B형으로 바꿀 때까지 1차로 40회 필요한 AB형 혈소판을 제공받아야 한다.

이후에는 다시 B형의 피를 수혈 받아야 하는 상태다.

따라서 효명고등학교는 AB형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혈 및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별도교육을 실시한 후 취지문을 부모에게 발송, 동의를 받아 30명의 학생들이 적합성 여부를 검사 받고 이중 혈소판 성질이 맞는 26명이 7월9일부터 돌아가면서 김재도 학생에게 혈소판을 제공하고 있다.

수업으로 수혈시간이 맞지 않을 때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수혈의사를 밝힌 사람이 올라가기도 한다.

또한 태광종합고등학교와 동일공업고등학교에서는 AB형 수혈자들이 대기하고 있기도 하다.

피를 바꾸어야 하는 김재도 학생은 피부가 새까맣고 구멍마다 다 헐어 진물이 나오는 숙주현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하루에 30분 정도 어머니만 만날 수 있으며 조금 덜 아프면 아버지 김병창(51)씨에게 전화해 미안하다는 말을 잊지 않고 오히려 밝게 아버지와 어머니를 위로한다고 한다.

재도 학생을 지도해 온 정치원(43·이충동 스마트 학원장)씨에 의하면 “재도 학생의 성격은 낙천적이고 유모와 재치가 뛰어나 항상 주위 사람을 즐겁게 해주었다”면서 밝게 미소짓는 것이 트레이드 마크여서 별명이 ‘스마일’이라고 전하고 있다.

사진으로만 본 학생의 모습에서도 무척 밝고 해맑은 미소를 찾을 수 있었고 그 미소 속에는 여유와 포근함이 배어 있었다.

재도를 살리기 위해 부모는 안 해본 일이 없다. 지금까지 들어간 병원비만 해도 3∼4억여원. 앞으로 더 얼마가 들어갈 지는 모른다.

집도 팔고 반도체 공장시설 설계를 하는 아버지 공장의 기계들도 남의 손에 넘어간 상태다.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은 주위에서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살려고 하는 아들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99년부터 효명학교를 비롯해 천주교 신자, 사회복지회 등 주위사람들이 계속 도움을 주어 지금껏 버티고 있습니다.

재도는 지금이 고비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살려는 의지가 강해 좋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는 김병창씨는 “재도를 살려야 도와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전한다.

(문의 031-683-4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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