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백 잔의 커피를 만들지만 손님은 한 잔의 커피를 마신다

서정리역 1번 출구로 나와 장당초등학교 방면으로 걷다보면 따뜻한 커피 그림의 간판이 인상적인 카페 ‘커핑’이 나온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벽 한 쪽을 가득 채운 인테리어 소품이다.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사 들인 각 나라의 기념품들은 카페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2009년 평택에 커피 교육원이 생길 때부터 커피를 배웠다는 배 대표는 생두 구입부터 로스팅, 핸드드립 등 모든 메뉴를 직접 만든다. 특히 직접 볶은 원두는 다른 카페에서 매주 구매를 해간다고 하니 그 맛은 인증이 된 셈이다. 일주일 내내 카페 문을 열면서도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시간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하루 종일 카페를 지킨다는 것이 체력적으로 쉽지 않을 텐데 배 대표의 얼굴은 시종일관 즐거워 보였다. “체력이 많이 필요한 일인데 왜 할 수 있냐면 이 일을 좋아하고 재미있기 때문이에요.” 한산한 시간에는 틈틈이 커피 관련 영상을 찾아보며 최근의 트렌드를 익힌다는 배 대표는 지난 달 유럽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서울까지 출퇴근을 하는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자신을 점검하기 위한 일이라 힘든 줄도 몰랐다고 한다.
혹시 손님이 음료를 남겼을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끊임없이 연구한다. 내 입에 맛이 없으면 손님에게도 맛이 없다는 생각으로 손님이 완벽하게 만족하도록 늘 고민하는 것이다. 늘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다보니 나온 것이 바로 ‘더치커피 레시피’이다. 배 대표는 손님들이 카페 커핑의 커피를 집에서도 맛 볼 수 있도록 작은 용기에 더치커피를 담았다. 취향에 따라 물이나 우유, 사이다를 섞어 아메리카노, 라떼, 더치에이드 등으로 즐길 수 있으며 아기자기한 용기에 담겨 있어 선물용으로도 적당하다. 직접 로스팅 한 원두를 티백에 담아 판매하는데 집에서 간편하게 핸드드립 커피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카페도 음식점이잖아요. 맛이 가장 중요해요.” 싸구려 로브스타가 아닌 값이 두 배 이상 나가는 아라비카를 사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루 평균 백 잔의 음료를 만드는 배 대표는 한 잔의 음료도 대충 만드는 법이 없다. “나는 백 잔의 커피를 만들지만 손님은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거잖아요.” 커피 한 잔의 맛도 놓칠 수 없는 이유이다. 쿠폰 도장 10개를 채우면 원하는 커피를 무료 제공하고, 모든 음료는 아메리카노로 리필을 해 준다는 배 대표는 베풀 수 있을 때 베풀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손님을 대한다.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는 날씨에 직접 담근 과일청으로 만든 자몽티와 레몬티를 맛보는 것도 좋다. 이외에도 겨울 메뉴로 인기인 계피 꿀 생강차, 대추차, 단팥 라떼, 홍삼 라떼, 밀크티 등이 있으며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다.


■ 아메리카노 3500원, 더치 아메리카노 4000원, 헤이즐넛 라떼 4500원, 계피 꿀 생강차 5000원, 밀크티 5000원
■ 031-666-1395
■ 이충동 6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