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 현대를 더하다
삶이 일상생활에 녹아든 전각예술 꿈꿔
엽서문화·문패문화 등 다양하고 색다른 모습 공상 중

“전각예술이란 3000년의 역사를 지닌 훌륭한 전통 문화유산이기에 보존하고 계승·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러면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어떻게 해야 전각예술이 전통에 기반을 두고 계승·발전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고민과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전각’이란 나무·돌·금옥 등에 전자로 인장을 새기는 일, 또는 그 새긴 글자를 말한다. 우리전통 서예의 한 부분인 전각은 글자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새겨지는 재료의 질감 등에서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지만 ‘전통예술은 어렵다’라는 인식 때문에 점차 자리를 잃어갔다. 이에 따라 전통과 현대를 결합해 전각예술을 대중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두희(49) 전각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전각가는 경영학과에 재학 중 서예동아리에 가입하면서 그 매력에 빠졌다. 당시 서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미를 즐길 만큼 인기가 있었고, 서예가라는 직업 또한 촉망받는 대상이었지만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것들이 도입되면서 전통문화가 소외되기 시작했다.
그는 전각에 대해 더욱 심도 있게 배우고 싶어 1995년 중국으로 유학을 갔다. 3년에 한 번씩 뽑는 어려운 중국 항주 중국미술학원에서 8년간 열심히 배우고 익혀 졸업 때 논문과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최우수상과 장학금을 품에 안았다. “그때 정말 힘들게 공부했어요. 그래서 더욱 뿌듯했고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일본 유학길에 서 서예가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를 잡았던 일본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본사람들은 서예를 사랑해요.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요. 엽서문화, 문패문화 등 많은 것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죠. 전통화과자나 술 또한 거의 붓글씨로 쓸 정도예요.”
그때 이 전각가는 전통에 현대를 더한 즉 마케팅 기술을 접목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일상생활에서 녹아든 전각예술의 대중화를 꿈꾸며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이 전각가는 전통공예 중에서 옻칠, 주칠 등을 혼융한 재료의 선택과 표현기법의 다양화를 시도했고, 전각의 초형인과 음각, 양각 등의 새김을 통한 입체적인 표현과 옻칠과 석채를 혼합한 다양한 인주제조로 색채를 응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작품화했다. “서로 다른 색깔과 재료들이 모여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진 결과는, 대중들에게 특별한 안목을 경험시킬 것입니다. 또한 전각예술 확장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아날로그 감성이 담겨 있는 엽서문화, 각 집마다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문패문화… 이 전각가는 한국에서도 이러한 전각예술이 대중화 된다면 엽서가게, 문패가게, 붓펜가게, 도장가게 등 다양하고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특히, 평택에서 태어나 성동초·한광중·평택고를 졸업한 그는 문화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문화공유’를 하고 싶다는 목표를 이어가고 있다. “전각예술의 전문가로서 제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을 때 그것은 문화공유인 것 같아요. 제 고향에서 전각예술을 대중화시켜 공유하고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