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도시지정  10년을 맞이하는 평택시, 새로운 비전을 세우자 
2006년 평택시는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다. 2001년 교육인적자원부는 “평생학습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경기도 광명시(도시형), 대전광역시 유성구(광역형), 전북진안군(농촌형) 3개 지역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하면서 평생학습의 생활화와 지역화를 목표로 국민 평생학습 증진에 노력해왔다. 평택시는 2006년 인근 용인시, 아산시, 진천군 등과 함께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다. 이후 10년간 평택시는 ‘평생학습센터’를 개소하고 시민평생학습 증진을 위해 ‘시민자치대학 개설’, ‘평생학습동아리 지원’, ‘평생학습 배달강좌제’ 운영, ‘성인문해교육지원’, ‘평생학습특성화 공모사업’ 지원, ‘평생학습축제’ 개최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꾸준하게 펴고 있다.

이제 평생학습도시 지정 10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비전을 생각해야할 시점이다. 한국의 평생학습도시들은 지금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평생학습도시 브랜드를 기초로 ‘UN지속가능발전교육도시’와 융합을 추진하는 경남 통영시·강원도 인제군, ‘국제교육도시연합(IAEC)’ 가입을 통해 평생학습의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하는 경남 창원시와 전북 군산시, 기존 섬유 전자산업의 쇠퇴에 따라 새로운 도시발전 전략으로 ‘교육국제화 특구’ 로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대구광역시의 서구· 달서구, 도시에 이주하는 젊은 층의 특성을 고려해 ‘교육도시’를 핵심브랜드로 설정한 인근 오산시 등이 그 사례다.

평택시도 평생학습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교육관련 복합브랜드 추진을 통해 도시이미지 제고에 나설 필요가 있다. 예컨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교육도시연합(IAEC)’ 가입을 통해 평생학습도시에 ‘국제교육도시’ 브랜드를 연결해 시민청소년의 교육국제화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시민 청소년의 평생학습의 증진을 위해서는 평생학습 관련 문해·학력보완·직업·시민교양·문화예술 관련 다양한 평생학습동아리가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독립적인 평생학습센터의 건립과 평생교육사 확충배치 등 인력 확충이 연계되어 평생학습도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역 현안에 대한 다양한 학습조직의 구축이 지역의 미래다
학습사회는 교육을 국가 경제발전의 열쇠로 보고 교육은 전통적 교육 기관에 바탕을 둔 형식적 학습에서 지식경제를 뒷받침하는 무형식 학습센터로 확대되어야한다는 유네스코와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교육철학에서 나왔다. 학습사회의 개념은 1972년 ‘존재하기 위한 학습’이라는 보고서가 출간된 이후 많은 나라에서 정책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학습사회의 근간이 되는 학습조직이란 지역시회 차원에서는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욕구를 끊임없이 창출시켜주는 조직, 시민들의 창의적 사고 양식을 새롭게 전향시켜주고 확장시켜주는 조직, 집단적인 열망으로 가득한 조직, 시민들이 함께 학습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조직이다. 학습역량의 구축이 지역의 미래와 도시 경쟁력을 결정한다.

학습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경영학자 피터 생게(2014)는 학습조직 구축의 핵심 규율로 시스템 사고에 기반을 둔 개인적 숙련, 정신모델 구축, 공유비전 창출, 팀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습조직에서는 시스템적 사고를 중시하며 개인과 세상을 인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이해하고, 개인적 숙련을 높여 자아효능감을 극대화하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모델 훈련,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미래 이미지와 목표, 사명감을 설정하고 도달하기 위한 공감대 형성에 집중하고 개인을 넘어서 대화를 중시하는 팀학습을 실천한다.

학습조직을 구성하는 조직학습의 실천형식의 하나로 학습동아리란 말 그대로 학습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주제와 상관없이 일정한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배움과 가르침의 과정을 자율적으로 전개해나가는 집단이다. 즉 평생학습조직은 구성원들의 협력을 통해서 민주적인 학습이 일어나는 하나의 학습공동체로 공동체성을 추구하며 학습의 과정을 통해 개인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특성을 보인다

‘스스로 배움’을 실천하는 열정가득한 평택 공직자들의 모임
평택에도 오랜 역사를 지닌 공부하는 공직자의 모임이 있다. 국내에서도 현재 몇몇 도시에서 공직자학습동아리가 운영되고 있지만, 평택시청 <온누리학습동호회>는 모범적인 사례다. ‘온누리학습동호회’는 2007년 평택시에서 공직자를 대상으로 문제해결 중심형 인재 육성을 위한 도시발전심화연수과정에서 시작됐다. 이 과정은 시의 현안을 시민의 욕구를 기반으로 논리적이고 정성적인 문제해결 방법론을 찾기 위하여 다양한 직렬의 공무원들을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 운영했다. 이 연수에 참여했던 공직자들은 타 부서 직원들과 진정한 소통과 함께 협업의 중요성에 대하여 실감했으며 연수 참여자 자발적으로 지속적인 학습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던 23명이 중심이 되어 2008년 2월 동호회를 결성했다.

이후 매주 토요일에 자발적으로 회비를 모아 조직 발전 역량 개발에 노력했다. 초기에는 당시까지 공직사회에서 일반 동호회가 아닌 정책조직학습을 실천하는 공직자모임이 없었기에 참고 사례가 될 만한 조직 없이 자발적으로 조직학습을 실천했다고 한다.

다양한 직렬의 공무원들로 구성된 학습동호회는 회원들이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한 업무를 추진하면서 실제적인 협업을 통해 업무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학습동호회에서는 회원만의 학습에서 탈피하여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도 확대했다. 이는 평택시의 모든 행정이 개별 부서별 성과지향이 아닌 시민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시 전체의 목표를 향해 행정의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현실인식에서 나왔다. 이를 위해 공직 내부에서의 협력과 함께 민간과의 소통을 통한 교육거버넌스도 꾸준하게 실천해왔다.

평택시 공직사회의 조용하고 따스한 변화를 이끌어오다
온누리학습동호회의 분야별 주요 활동 내용과 성과는 첫째, 온누리학습동호회 회원을 위한 다양한 조직학습 활동이다. 2008년 TP(사고과정) 학습, 2009년 리서치 방법론 학습, 2010년 싱크와이즈 학습, 프로젝트관리방법론 학습, 마인드맵 학습, 2016년 퍼실리테이션 학습에 이르기까지 공직사회 분야별 직무관련 전문지식 학습에 힘썼다.

둘째, 평택시 공직자 조직학습 문화 확산을 위해 시청 전 직원을 대상 학습활동도 꾸준하게 실천해오고 있다. 2009년 정경진 초청 강연회, 2010년 지윤정 감성커뮤니케이션 강연회, 2011년 구창환 페북·SNS 강연회, 2013년부터는 지역향토사학자 초청 역사둘레길 걷기와 평택학 강연회 등을 개최했다.

셋째, 조직학습 확산 실천사례로 2016년으로 4회를 맞이하고 있는 공직자 프레젠테이션 파티 행사가 있다. 2013년 2월 처음 시작한 이 행사는 2016년 5월 ‘2013년 우리가 꿈꾸는 도시”라는 주제로 현재까지 4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1차 예선, 2차 본선을 통해 평택시가 지향해야할 미래비전을 함께 고민하고 분야별 대안을 PT 파티 형식으로 제안하는 행사로 공직사회에 큰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PT 파티’ 자체의 구성이 기존 공직사회의 경직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어 참여한 많은 사람들에게 공직사회 변화의 신선한 바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넷째, 조직학습의 결과를 평택시 정책개발과 연계시키는 ‘누리활동’으로 그동안 ‘청렴 프로젝트’, ‘인사·평가·거버넌스프로젝트’, ‘프로젝트 중심 조직대응체계 구축’, ‘2008 하반기 누리활동’, ‘2009 누리활동’, ‘시민행복 아이템개발’ 등의 성과를 냈다.
다섯째, 학습조직 구축의 질적 성장을 위한  기타 외부활동 등 ‘한국TOC경영 컨퍼런스 발표’, ‘울산대 생산성 세미나 특강’, ‘한국TOC경영 컨퍼런스 주제발표’ 등이 있었으며 이런 성과들이 인정을 받아 행안부 민원행정개선 발표대회 국무총리상 (2012), 경기도 인재개발우수사례 발표대회 우수상(2014)등의 수상을 했다.

<다음호에 계속>

황우갑  평택시민아카데미 회장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