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히메교과서재판을 지지하는 모임 (평택-에히메 시민교류 실행 위원)
“일본도 시민사회 중심으로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고 진정있는 사과할 때까지 노력해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반가운 손님들이 평택을 방문했다. 일본 정부의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에 맞서 올바른 역사를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평택-에히메 시민교류회 일본 측 일행들이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방문하여 한일역사심포지엄과 한일청소년 공동역사수업 등의 교류활동을 통해 광복절의 의미를 더했다.
일본 측 에히메교과서재판을 지지하는 모임의 다카이 히로유키(61) 씨를 만나 평택 시민단체와 교류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의의, 역사심포지엄을 마친 소감에 대해 들어보았다.
평택 시민단체와 교류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2005년 5월에 평택에 처음으로 방문했다. 교류를 시작한 배경은 에히메현이 우익교과서를 채택한 후 마쯔야마시에서도 우익교과서를 채택하려해 이를 저지하고자 노력하던 차에 한일 간의 역사 문제에 관심이 많은 평택지역 시민단체와 인연이 닿아 시작됐다. 일본에 ‘언덕위에 구릉’이라는 소설이 있는데 그 소설 내용은 러일전쟁에 관한 이야기이다. 러일전쟁은 한국을 식민지로 삼을 목적으로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설에서는 러시아로부터 일본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묘사돼 있고 이 소설의 제목을 본딴 기념관을 만들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평택에는 시민단체들과 함께 연대해서 이를 막기 위한 도움을 청하기 위해 방문했다.
광복절을 맞아 평택에서 한일역사심포지엄을 갖게 된 소감은?
이번이 평택 방문으로는 4번째이고 전체 교류는 7번째다. 8월 15일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한국은 광복을 했지만 일본은 패망한 날로 양국이 서로 상반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그동안 식민지시대만을 놓고 얘기했던 것과 달리 해방이후의 문제에 관해서도 논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전에는 지정된 발표자와 토론자만 의견을 말 할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모두가 참여하는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돼 좋았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함으로써 유럽의 국가들과 발전적인 관계를 만들어 냈다. 일본도 역사 문제에 관해 사실을 인정하고 과거사를 바로 잡는다면 좀 더 낳은 양국의 관계를 이루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의견은?
일본에서 시민운동을 통하여 왜곡되고 있는 역사문제를 많이 어필하고 있다. 정부나 다른 일본인들에게 이 문제를 설명할 때 독일을 예를 들고 있다. 독일은 시민과 정부가 이를 인정하고 있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다. 일본도 독일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일도 한 번에 인정했다기보다는 조금씩 잘못을 인정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일본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고 진정어린 사과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정부와 일부 인사들이 역사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일본 내부에서 평화헌법을 지지하며 과거 잘못된 침략행위를 깊이 반성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중에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이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정치가들이 많고 그들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시민단체로서 정부를 상대로 법적인 책임을 물거나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4년 전부터는 양국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의 교류도 시작했다. 역사교과서를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일 양국의 청소년들이 공동수업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도록 하고 있다.
광복절을 맞은 한국과 평택시민들에게 한 말씀?
8월 15일의 의미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다르다. 한국은 광복 이후 새로운 나라를 건설했고 일본은 종전 기념일이다. 저를 포함한 일부 일본인들이 이 날을 한국이 식민지배에서 해방된 기쁜 날이라고 생각하지만 남북이 통일되지 않고 분단된 미완의 광복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에도 책임이 있고 이를 알리고자 계속 노력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