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발전과 시민정신이 함께 성장하지 않는다면 잠시 머물다 가는 그저그런 도시가 될 것”

성장한다며 옛 것을 없애고 지워가는 무분별한 개발 경계 필요
“평택 평화의 소녀상이 폭넓은 평화의식의 정신적 구심점 될 것”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평택참여연대)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평택참여연대는 2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 등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시민들과 함께 해왔다. 박호림 평택참여연대 사무국장을 만나 그 간의 활동과 평택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박 사무국장은 지금의 평택 용죽지구에서 나고 자라 대학과 군대생활을 제외하고는 묵묵히 평택을 지켜본 토박이이다. “2004년부터 참여연대에 들어와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평택참여연대는 1995년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1997년에 평택사랑시민연합으로 출발해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999년 7월에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평택참여연대)로 명칭을 바꿔 이어온 평택참여연대는 1990년대 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계 시민활동을 이어오다가 1995년부터 사회운동에 조금 더 매진할 수 있는 단체들이 만들어지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평택참여연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활동 분야로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평택시의 행정이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견제하는 역할을 꼽은 박 사무국장은 선출직 시의원들이 시민을 위한 옳고 바른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일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이 마땅히 찾아야 할 작은 권리들을 놓치기가 쉽죠. 실생활에서 문제점을 느껴도 조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쉽게 포기해야만 했던 권리들을 되찾아 오는 일에 중점을 두고 활동해 왔습니다.”

박 사무국장은 시민이 행복한 평택의 미래를 열기 위해 평택참여연대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묻자, 주저 없이 “시민들의 유대감과 정주의식 높이기”라고 대답했다.

“평택은 그동안 너무 공장 위주의 성장일변도를 걸어 왔어요. 공장만 많이 유치하면 인구가 크게 늘고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도시가 성장하면서 정신과 함께 경제나 규모가 성장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머물다 가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성장을 위해 평택의 옛 것들을 대안 없이 지워가는 식의 무분별한 개발방식을 경계해야 한다”며 “내 동네를 바로 알고,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꿔 나가면서 유대감과 정주의식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평택참여연대가 이러한 부분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 11월 건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평택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서는 “평택은 청일전쟁의 격전지이기도 하고 일제식민지 시절 일본군이 주둔했으며 그 시설을 미군이 사용하고 있다. 공군과 해군, 주한미군 등의 군사기지가 집중되어 군사도시화가 되어가는 평택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평화를 상징하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고 그 분들의 인권을 회복시키는 대승적인 목표도 있지만 평택의 정신을 모으는 상징적인 조형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소녀상 건립의 의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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