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범 수

몽골국립생명과학대 교수

전 평택대 교수

2016년 5월 4일과 5일, 한국자원봉사협의회에서는 행정자치부의 지원으로 몽골 국제울란바토르대학교에서 2백여 명의 학생들에게 세 차례에 걸친 자원봉사교육을 실시했다. 2일간 필자와 강정모 시민교육컨텐츠연구소 소장, 김난희 스위치온 대표)에 의해 진행된 몽골 대학생 자원봉사교육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몽골의 대학생 자원봉사교육이 시작된 배경은 2012년 7월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필자는 소속된 교회에서 자비로 참여하는 몽골 의료선교에 함께 동참했다. 3일간의 의료선교가 끝난 후 필자는 3일을 더 체류하면서 한국인이 설립한 대학을 방문하였다. 그리고 굿네이버스 서태원 지부장과 편도 3시간이나 걸리는 지구촌나눔운동연수원을 방문했다. 그때 필자는 처음으로 자동차 길이라고 생각되지도 않는 몽골의 광활한 초목지를 달렸던 것을 잊지 못한다. 중간에 잠시 쉬는 동안 자동차 바퀴에 뭉그러진 찐한 허브의 향은 나를 더욱 매료시켰다. 또 하나 감동을 느끼게 한 사건은 바로 한국을 ‘솔롱거스’로 호칭해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솔롱거스’우리말로 무지개란 뜻이다.

나 자신이, 우리나라가 무지개 나라로 호칭 받을 정도로 이 나라를 위해 기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하게 우리가 조금 더 잘 살아서나 한류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무엇인가 부족한 것 같았다.

이후 몽골 교육청을 방문하여 몽골의 교사나 교육공무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한국의 교육제도나 사회복지제도에 관해 교육을 지원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귀국 후 필자는 한 대학과 협의를 통해 몽골 교육공무원 교육 지원을 약속 받았다. 이 대학의 지원을 받아 교육 일정을 정하기 위해 몽골을 방문했을 때 국제울란바토르대의 김재선 교수를 통해 ‘데 남질’ 교수(필자는 몽골의 ‘데 남질’교수를 소개할 때 한국의 이어령과 같은 교수로 소개하고 있다. 그만큼 몽골사회에 명성이 있음)를 만나게 되었다. 남질 교수는 교육공무원 교육을 마치고 시간을 내어 동사무소 사회복지담당공무원에게 자원봉사교육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필자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2014년 8월 지원을 약속한 대학에 사정이 생겨 더 이상 지원이 불가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필자는 급히 몽골에 연락해 교육공무원 팀워크 교육을 취소하고 동사무소 사회복지담당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원봉사교육은 재능기부를 통해 진행하기로 상황을 수습했다. 우여곡절 끝에 몽골 울란바토르시 동사무소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들에게 ‘국가발전과 자원봉사’라는 교육(제1회 교육에는 열린사이버대 순덕기 교수 참여)이 처음으로 시작되었으며 이는 다시 2015년에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의 지원으로 몽골 공무원 자원봉사교육으로 이어졌다. 그 후 몽골 국제울란바토르대 ‘데 남질‘교수 팀과 사회복지청 공무원 등이 각각 2015년 1월과 3월에 서울과 평택 등지를 방문하여 국제울란바토르대 자원봉사교육의 토대를 마련했다.
자원봉사분야에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사업은 바로 자원봉사교육이다. 왜냐하면 자원봉사교육을 통하여 자원봉사의 씨앗 정신을 심어주는 ‘Seed Money’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원봉사교육은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좋으며 그 다음은 공무원이나 회사원 일반인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면 파급효과는 크게 나타난다. 자원봉사 교육을 받는 대상자들에게 심어진 자원봉사의 씨앗은 머지않아 큰 나무로 자라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 진행된 자원봉사교육에 참석한 수업에 참여한 2백여 명의 학생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였다. 귀국 하루 전 5월 6일, 우리 대표단 6명은 UNV(UN볼런티어 몽골지부)회의에 참석했는데, 필자는 그곳에서 일본 자이카(JICA) 직원을 만나 2017년에 완공되는 몽골 칭기스칸 신공항이 일본 자이카의 기금으로 전액 지원 설립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우리나라 코이카 기금으로는 어림도 없는 규모의 지원이었으나 이러한 일본의 하드웨어적 지원보다는 몽골 학생들에게 자원봉사 씨앗을 심어주는 소프트 외교를 펼쳤다는 점 때문에 그다지 큰 동요는 하지않았다. 200여 명의 대학생들에게 펼친 자원봉사 교육은 가치적으로 볼 때 칭기스칸 공항 건립에 뒤지지 않다고 본다. 그동안 실시된 두 차례의 공무원 자원봉사교육, 몽골국제울란바토루 대학생들을 위한 자원봉사 교육은 점차적으로 타 대학 및 NGO 등으로 확산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경제성장과 함께 뒤따라오는 각종 사회문제는 공공기관의 힘만으로는 해결해 나갈 수 없다. 지난 60여 년 간 압축성장을 경험하면서 제기되는 각종 사회문제를 민간의 후원과 자원봉사의 참여로 해결해 온 한국은 이젠 외교적인 차원에서 몽골에 자원봉사의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적극적인 국제교류를 할 때가 왔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