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인생’ 살고 있지만 열심히 공부해 꿈 이룰래요”

제7회 전국다문화말하기대회 우수상

통역사 돼서 도움 필요한 사람들 돕고 싶어

“저는 베트남에서 온 흥(Cao Thi Thu Huong)입니다. 한국이름은 노효린이에요.” 수줍은 미소와 함께 반갑게 맞아준 노효린(17) 학생은 지난달 21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진행된 ‘경기도 제7회 전국다문화말하기대회’에서 ‘서류인생’이라는 주제로 우수상을 차지했다.

평택대학교 다문화가족센터(소장 유진이)에서 운영하는 중도입국청소년들을 위한 디딤돌스쿨(평택레인보우스쿨)에 다니고 있는 노 양은 1년 전 어머니가 지금의 한국아버지와 재혼하며 한국에 오게 되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친구가 별로 없어서 외로웠어요. 하지만 디딤돌스쿨을 다니며 친구들과 친해져서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되었어요.” 특히, 한국이 낯설었지만 디딤돌스쿨에서 매일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한국어를 공부하며 대회도 나갈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한다.

노 양이 이번 대회에서 정한 주제는 ‘서류인생’이다. 그 이유를 묻자 “저는 무엇을 하던 서류가 많이 필요해요. 한국에 와서 함께 살고 있지만 다른 친구들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많은 서류가 필요해요. 그래서 발표주제를 ‘서류인생’으로 정했어요”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올해 그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베트남 국적을 갖고 있었기에 유전자 검사를 비롯한 각종 서류가 필요해 결국 진학하지 못했다. 심지어 어떤 서류는 본국에 가서 공증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 비용과 시간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노 양은 미래를 더 아름답게 그릴 수 있게 되었다. 한국어발음이 어렵고, 모르는 어휘도 많았지만 차근차근 연습해나가며 인내심도 기르고, 수상을 통해 자신감도 얻게 된 것이다. “큰 대회라서 긴장을 많이 했어요. 준비과정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최보람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도와주셨고, 녹음기를 들으며 연습했더니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네요.”

현재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모두 마치고 싶다는 노 양의 꿈은 ‘통역사’가 되는 것이다. 모국어인 베트남어와 배우고 있는 한국어를 열심히 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가 그 이유라고 한다. “한국에서 꼭 공부를 끝까지 할 거에요. 그리고 꼭 통역사가 돼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열심히 하다보면 제 꿈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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