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고 존중받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어요”

사회문제 중 가족의 소중함 부재가 가장 심각해
포기하지 않고 지켜봐주는 기다림 필요한 아이들 많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이는 사랑스럽다. 아이들의 맑은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순수함에 빠져드는 듯하고,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들으면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아이는 소중하고, 많은 사랑과 관심 속에서 미래의 희망으로 커나갈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유로 아이들이 버림받고 있다. 이러한 원인에는 부모의 사망, 어려운 가정형편, 기아, 미아 등이 있지만 최근에는 가정해체가 심각한 사회문제 중 제일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영자(51) 성육보육원장은 1993년 보호자가 없거나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맡겨진 아이들을 위한 보육사로 일하며 성육보육원과 첫 인연을 맺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고등학생 때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첫 관심을 갖고 더불어 사는 것에 감동을 받아 시작한 일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네요.”

성육보육원에 들어와 빨래하고, 청소하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좋았다는 김 원장은 이곳을 직장이라고만 생각했다면 어려운 점이 많았겠지만 24년 동안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삶의 종착점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긴 시간 많은 아이들을 돌본 만큼 아이들과 관련한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밤을 새도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김 원장은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떠올렸다. “방황하던 아이 중 폭력조직에 들어간 아이가 있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편지 쓰고, 선생님들과 함께 찾아다니며 믿어주고 기다려줬어요. 그러자 방황을 끝내고 다시 돌아왔죠.” 기다림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서는 곁에서 지켜보며 마음을 전해야 한다는 그는 이곳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깊은 애정과 신뢰를 갖고 있다. 이곳에서 지내던 아이들이 어느새 커서 대학에 가고, 취업을 하고, 결혼까지 해 다시 찾아올 때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한다.

성육보육원의 모든 아이들에게 김 원장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일단 퇴소하면 끝이 아니라 그 인연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제가 상견례를 몇 번이나 갔어요. 결혼식에서 부모님이 앉는 자리에 저를 초대하더라구요. 아직 서툴러 결혼준비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라 인터넷을 찾아보곤 했어요”라며 수줍게 대화를 이어가는 김 원장의 마음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성육보육원에서 지내는 아이들을 ▲마음이 따뜻한 아이 ▲능력 있는 아이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그는 아이들에게 항상 당당하라고 격려한다. 아이들이 이곳에 오게 된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김 원장은 가정에서 최대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깊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제도 및 방안을 구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당당하고, 존중받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보육사 선생님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어요. 보육원에서 자랐을지라도 일반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과 똑같이 사회에 나가서도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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