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색이 시나브로 물들어가듯 여유롭게

자연색의 아름다움에 홀려 시작했다

색은 자연과 전 우주의 영혼이다. 우리는 색을 경험하며 비로소 그 영혼을 공유할 수 있다.”    -Audolf Steiner


천연염색은 자연에서 구한 재료를 사용해 천에 염색을 한다. 천 종류에 따라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발색된다. 비슷해 보여도 같은 색이 없는 게 천연염색의 매력이다. 환경오염이 덜해 인체에 피부자극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평택에도 천연염색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 있다. ‘평택시 천연염색연구회’는 2002년에 천연염색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만들어졌다. 올해 3년째 천연염색연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강효경(58) 회장은 우연히 천연염색에 빠져들었다. 전시회에 구경을 갔다가 색이 예뻐서 저도 모르게 이끌렸다며 일반적으로 낼 수 없는 색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천연염색연구회는 기초반, 중급반을 거친 뒤 연구반까지 꾸준하게 해 온 사람에 한해 들어올 수 있다. 현재 60여 명의 회원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기초반은 연초에 딱 한 번, 시 홈페이지에서 공개 모집을 한다. 그렇게 3월 중순부터 6주 동안 오방색부터 배워나가다 보면 천연염색에 재미가 들려 중급반, 연구반까지 쭉 활동해 나간다.

연구반은 한 달에 한 번 교육이 있는데 올해 말 열릴 예정인 전시회를 위해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천연염색연구회에서는 2년에 한 번 전시회를 여는데 이번 전시회는 10월 5일부터 5일 동안 평택남부문예회관에서 회원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첫날은 전시회의 시작을 알리는 패션쇼가 마련된다고. “대공연장에서 우리가 직접 염색하고 만든 옷으로 패션쇼를 한다. 본인이 직접 입고 올라가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입히기도 해 다들 즐거워한다.”

강 회장은 천연염색이 좋아서 계속 하다보니까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염색이 좋고, 자연의 색이 좋다고 한다. “자연에서 색을 추출한다. 나무에서 꽃에서 풀에서 색을 얻는다. 노랑을 원하면 메리골드에서 추출하는 등 자연에서 다양하게 색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원단에 따라 같은 재료로 추출한 색으로 염색을 했는데도 색감표현이 다르게 나온다.”

천연염색의 가장 큰 매력을 ‘색’으로 꼽은 그는 천연염색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해야 하는 작업임을 강조했다. 요즘같이 ‘빨리빨리’를 외치는 세상에서 느긋한 생활을 하기 쉽지 않다며, 염색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여유를 갖게 되어 좋다고 한다.

“기본 염색을 한 다음, 문양을 넣기 위해 기본 염색이 되어 있는 천에서 문양염을 내서 빼내는 기법이 있다. 화창한 봄 날씨에는 염색이 금방 마르는 편이지만 기본 염색을 하고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문양을 내고 또 말리고 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걸린다. 발 같은 것을 만들 때는 3일이 걸리기도 한다”며 천에 염색이 서서히 물들어가는 이 여유로움을 즐긴다는 그다.

가끔씩 원하는 색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자연이 주는 그 색 자체가 매우 예쁘기 때문에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다고 말하며 모두가 천연염색을 즐길 수 있도록 전시회와 체험부스를 열 계획이라 전했다. 이달 2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평택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리는 ‘2016 평택 꽃 나들이’ 축제에 손수건, 스카프 등 쉽고 간단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강 회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마음 맞는 사람끼리 이렇게 ‘천연염색’이라는 공통된 취미생활을 계속 할 것”이라며 천연염색연구회를 위해 남은 회장 임기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적십자 봉사회에서도 지역 사회를 위해 꾸준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봉사와 취미생활 둘 다 열심히 하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큰 욕심 없이 여유롭게 지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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