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성 <송탄여중 교사>

▲ 김 태 성<송탄여중 교사>
“미국에서 로또 당첨자의 인생을 어떤 학자가 몇 년간에 걸쳐 추적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당첨자의 70%가 가정불화, 심각한 대인 관계 파탄, 사업 실패로 인한 빚더미에 몰려 있다.”라는 내용을 소개한 인터넷 기사가 있었다. 이것을 보면서 전 재산을 대학에 기증한 어느 명문가 종손의 “큰 돈은 소신 있게 쓰고, 작은 돈은 아껴 쓴다.”라는 소신이 부러웠다.

혹자는 로또복권에 당첨될 확률을 평생에 벼락을 3번 맞을 확률에 비유하기도 한다.

부자가 되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며, 또한 불행해지는 것을 좋아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우리 주위에도 보면 넉넉하지 않은 살림속에서도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도움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잔잔한 감동을 느낀다.

어쩌면 내 자신도 그런 평범한 진리를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은 아닌지…

한편으로 사람의 운명이나 숙명은 과연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진다.

도덕이론(윤리학)에서는 이런 문제를 결정론에 비추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결정론은 ‘모든 사건이 원인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런 ‘원인’에 따라 필연적인 ‘결과’가 발생한다. 이것을 인과율이라도 부른다.

사람이 운명을 바꿀 수 없다고 보는 ‘강한 결정론’에 따르면 사람은 촘촘한 인과의 그물에 갇힌 물고기와 같은 존재이므로 우리는 운명의 그물에서 벗어 날 수 없다.

결국 타인들에 대해 우리가 관용과 자비를 베풀 것을 강조 한다. 그 사람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으므로…

반면 우리의 정서에 가장 잘 부합하는 ‘약한 결정론’은 일정 부분 사람의 행위가 인과율의 ‘원인’이 되며, 그 사람이 선택하거나 만들어낸 ‘결과’는 그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즉 우리의 운명은 노력 여하에 따라 개선되거나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OO은 만들어가는 것이다.’에서 빈 칸 채우기를 하면 아이들은, 선생님의 의도를 어떻게 알았는지 인생, 우정, 사랑등 정확하게 대답한다. 어찌 보면 우리 삶의 대부분은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가야하는 몫일 것이다.

물론, ‘우연’에 의해 좌우되는 면도 많다. 하이젠베르크(중력이 지배하는 세계와는 달리 무중력 상태에서는 구슬을 뒤에서 힘을 가할 경우 반드시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움직인다)로 대변되는 불확정성의 원리 등에 영향을 받아 비결정론적, 통계적 세계관이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것처럼 우리 삶도 ‘운’과 우연적 요인으로 좌우되는 면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노력에 의해 좀 더 ‘필연’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평범한 일상의 진리가 빛을 바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교단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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