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 선<국회의원 >

최근 주한미군의 재배치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주한미군의 재배치는 우리의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이고, 미군기지이전 대상지역에는 지역발전과 주민의 생계가 걸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군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미군기지를 오산 · 평택과 부산 · 대구 2개 권역의 중심(Hub)기지로 재편하는 것을 우리측에 제안했으며,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용산의 8군사령부와 경기북부지역의 2사단을 오산 · 평택으로 이전하고 이를 위해 500만평의 땅을 제공해 줄 것을 우리측에 요구했다고 한다.
용산기지 이전에 대해서는 지난 4월 8~9일 서울에서 개최된 ‘미래 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에서도 “서울도심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고 서울시민의 불편을 해소함과 아울러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여건을 보장하는 취지에서 가능한 조기에 용산기지를 이전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수도에 외국군이 주둔하는 사례는 없으며, 용산기지의 조속한 이전은 전국민적 요구이고 대규모의 토지공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미 양국정부가 용산기지를 오산 · 평택으로 이전한다는 합의를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투부대인 미군2사단을 오산 · 평택에 이전하는 것은 몇가지 대단히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는 한미안보동맹의 상징성이 훼손되는 국가안보의 문제점이다. 미군2사단의 최전방 배치는 한미안보동맹의 중요한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를 후방배치한다는 것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국가안보는 물론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되므로 대단히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둘째, 미군2사단의 후방배치에 따른 휴전선에서의 전력공백을 한국군이 대체하는 데에는 실제로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미군2사단 병력은 전체 주한미군 병력의 40%에 해당하는 1만4천여명이며, M1A1 에이브럼스 전차 140대, B2 브레플리 장갑차 170대, 155mm 자주곡사포 30여문, 다연장로켓 30여문, AH 64 아파치 헬기 40여대 등의 주요 장비를 갖추고 있어 한국군 군단급의 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남북관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는 한반도의 휴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지 않았고, 더구나 북한 핵문제로 비롯된 한반도에서 전쟁위협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군2사단의 재배치가 지금 논의되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결코 적절하지 못하다.
넷째, 미군2사단의 재배치 대상지역으로 거론되는 평택은 이미 송탄에 200만평, 팽성에 150만평의 미군기지가 있으며,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추가로 24만평의 토지를 미군기지로 공여하기로 되어 있다.
여기에 500만평의 토지를 미군2사단 이전을 위해 공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령부인 용산기지의 이전과 달리 전투부대인 2사단의 평택이전은 평택지역 상당부분을 미군기지로 내주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지역발전을 심각하게 왜곡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주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정부가 다량의 토지를 강제 수용하는 등의 조치를 하게 되면 지역주민과 국가간의 갈등과 지역주민간 갈등으로 인해 지역사회는 도저히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군2사단의 재배치 논의는 국익과 이전대상지역으로 거론되는 평택지역의 발전과 주민의 안정적 삶을 위해서 당장 중단되어야 하며,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등 한반도에서의 영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재논의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기고>
평택시민신문
webmaster@pt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