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규<평택시의원·비전2동>

▲ 전 진 규 <평택시의원, 비전2동>
‘평택·당진항’은 지역주의와 정치 논리 산물

정통성 분명한 ‘평택항’… 빼앗겨선 안된다

사람이나 사물에게 이름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지난 86년 12월 5일 국제무역항으로 탄생한 평택항이 머지않아 그 이름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해양수산부는 평택항을 분리하지 않는 대신 당진과의 형평을 고려하여 항 명칭을 “평택.당진항”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결론지은 것 같다. 17살 된 평택항이 제대로 성장하기도 전에 이름마저 빼앗기게 된 것이다.

“이름 빼앗긴 평택항에도 번영은 오는가?”

평택항의 시설을 보면 대부분의 주요 항만 시설이 평택 행정구역에 위치해 있다. 당진 쪽에 있는 것은 고대,부곡 공단의 원자재 전용부두에 불과하다. 단지 공단에 예속된 것으로 항만 본래의 기능성을 띤 항만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애초 항 명칭을 정할 때 당진 쪽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같은 항만시설은 화성에도 있다. 기아자동자 공장 전용부두가 그것이다.

당진에서 하는 것처럼 한다면 화성도 꼭 같은 이유로 주장하고 나올 수 있다. 지난 97년에는 아산도 “아산항”으로 고쳐 달라고 하며 속 썩인 적이 있다. 항만의 바다 명칭이 “아산만”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사실 현재의 항명칭은 불완전한 상태이다. 법적으로는 “평택항”이지만 정부 문서의 공식 명칭은 “평택(아산)항”이다. 항명칭 문제로 골치를 앓다가 충청권의 민심을 잃지 않으려고 괄호 속에 아산을 슬쩍 넣어 놓은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줏대를 지키지 못하고 지역주의에 이끌리어 항만분리를 시도하고 항 명칭을 안배하는 식으로 한다면 평택항은 “평택.아산.당진.화성항”으로 개명해야 마땅하다.

평택항의 항계는 항만법시행령에 따르면 화성시 우정면 고온리 남쪽 끝에서 당진군 송산면 성구미리 동쪽 끝에 이르는 직선으로부터 평택호와 삽교호 방조제 등을 포함한 해안선까지이다. 이 항내수면적은 110,965천㎡에 달하며 위의 4개 시,군 해안에 걸쳐 있다.

현재의 평택항 규모를 보면 평택 쪽에 3810M 규모의 선좌가 있고 당진 쪽에는 불과 880M의 선좌가 있는데 당진에 있는 것은 한보철강, 동국제강 전용으로서 철강자재로 들여가는 단순 기능 역할의 고철 하역부두에 불과한 것이다. 무역과는 거리가 멀다.

반면 우리의 항만시설은 부산항, 인천항과 어깨를 나란이 하는 국제무역항인 것이다. 우리 쪽의 시설은 본질상 당진의 시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다. 당진에 있는 것은 의미 있는 항만시설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항만이다 아니다 하며 논하는 것 자체가 잘 못이다.

몇 차례의 항만기본계획이 변경되면서 평택항의 마스터플랜은 97개 선좌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무역항 시설로서의 의미를 갖는 주요 선좌들은 대부분 평택 쪽의 외항과 내항에 건설될 예정이다. 당진에 세워질 항만시설은 여전히 공단 원자재 하역부두들이다.

평택항의 전체 규모로 보면 당진과 화성의 선좌들은 깃털(?)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수산부는 항만의 기본을 무시하고 분리와 명칭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지역주의와 정치적인 논리에 말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을 지키지 못하고 사이비에 사로잡혀 있는 해양수산부 관리 및 전문가들은 해양발전의 대업을 위해서도 빨리 제자리에 돌아 와야한다.

우리 평택시는 기득권과 정통성에 있어 일단 우위를 점하고 있으므로 현 항만분쟁에 있어 대차게 밀고 나가야 한다.(www.vision2.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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