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배달사고 조사결과 발표

2009년부터 한국서 총 16차례 탄저균 실험.
송탄미공군기지에 페스트균도 반입.
탄저균 실험 재개 가능성 남겨.

2014년 3월 미 육군 공식홈페이지에 ‘에지우드 화학 생물학 센터’(ECBC)의 주피터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실은 생물학전 탐지 장치 사진. (사진출처 : 미 육군 공식홈페이지)

국방부가 지난 4월 송탄미공군기지에서 발생한 탄저균 배달사고에 대한 한미합동실무단의 조사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주한미군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 용산기지에서 15차례에 걸쳐 탄저균 실험을 진행해 송탄미공군기지에서 처음 진행됐다는 주한미군 측의 주장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또한, 한국 측 합동실무단장인 국방부 정책기획관 장경수 육군소장이 송탄미공군기지 탄저균 반입 때 페스트균 표본도 반입해 실험 후 폐기했다고 밝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었던 다른 생물무기 실험에 대한 의혹이 현실로 드러났다.

장 소장은 “주한미군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탄저균, 페스트균 등 생물 테러에 악용될 수 있는 생물학작용제의 잠재적 위협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식별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생물학작용제 검사용 사균 샘플을 반입하여 장비 시험과 사용자 훈련을 실시하여 왔다”며 “합동실무단은 현장 기술평가를 통해 주한미군이 탐지·식별 훈련을 위해 올해 탄저균 검사용 샘플과 함께 페스트균 검사용 샘플을 반입한 사실과 과거에도 15차례 탄저균 검사용 사균 샘플을 반입하여 장비 시험 및 사용자 훈련을 실시한 사실을 확인하였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기지에서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생물무기 실험 시설로 지목받아온 ‘121후송병원’에서 15차례 실험이 진행되었으며 사용된 탄저균의 양에 대해서는 군사기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로써 지난 4월 29일 미 에지우드연구소에서 송탄미공군기지로 민간 배송업체를 통해 배송돼 문제가 불거진 실험까지 합하면 한국에서 이뤄진 탄저균 실험은 모두 16차례다.

앞서 주한미군 측은 5월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탄저균 실험은 송탄미공군기지에서 올해 처음으로 진행됐으며 독극물과 병원균 식별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장 소장은 “주한미군이 샘플의 반입․취급 및 처리 과정에서 관련 규정과 절차를 준수하였고 안전하게 제독․폐기한 것으로 평가하였다”며 “미 국방부가 탄저균 샘플 사균화 처리 과정에서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모든 샘플 배송 중단을 선언한 상태로 당분간 탄저균 샘플은 우리나라에 반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탄저균 관련 실험이 지속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미측 합동실무단장인 주한미군사령부 기획참모부장 헤드룬드 장군이 결과보고서에 “탄저균 배달사고 검토 결과와 북한의 생물학전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국민과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생물방어 협력 방안을 제시하였다”며 “한·미양국은 합동실무단 운영을 통해 앞으로도 한·미 생물방어 협력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혀 생물무기 실험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미양국은 이날 열린 SOFA(주둔군지휘협정) 합동위원회에 주한미군 생물학 검사용 샘플의 반입 절차를 문서화한 합의권고안을 제출했다. 이 권고안에는 주한미군 측이 검사용 샘플을 반입할 때 우리 정부에 발송·수신기관, 샘플 종류, 용도, 양, 운송방법 등을 통보하고, 어느 쪽이 요청하면 빠른 시일 내 공동평가에 착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세청이 물품 검사를 희망하면 주한미군 관세조사국과 협조해 합동검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평택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결과보고서에 핵심사항인 어느 정도의 양으로 훈련을 진행했는지가 빠져있고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수도 한복판에서 생물무기 실험을 진행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오히려 이번 조사 결과보고를 통해 생물무기 실험을 좀 더 노골적으로 진행하려는 수순을 밝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한미합동실무단의 이번 결과보고를 접한 ‘탄저균 불법 반입․실험규탄 시민사회대책회의는 18일 오전 11시 서울용산기지 2번 게이트 앞에서 조사결과에 대한 입장과 생물무기 실험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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