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숙성된 침묵의 거대한 전언, 내면의 기도로 승화시킨 시편(詩篇)들

한국문단에서 꾸준히 자신만의 시세계를 구축해오던 이귀선 시인이 첫 시집 <발효된 침묵>을 상재했다. 시인은 자신의 정신세계를 함부로 노출시키지 않으며 숙성시키고 또 숙성시킨 내면의 언어들을 주옥같은 시로 엮어내고 있다. 문학성 또한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구축하고 있어 시의 매력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문득 뇌리를 스치는 전광석화 같은 감동을 붙잡아 내고 평범한 사물 속에서 낯선 것들을 발견하여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그려 보임을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시 편편 모두에서 내면에서 우러난 진실한 어조가 시인만의 기도로 승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침묵의 진실을 터득한 시인의 가슴에는 화인(火印하나 있다. 가정과 가족을 위해서 금빛 햇살과도 같은 침묵을 풀어놓을 줄 아는 시인의 인내와 희생은 이처럼 모성적이다.

표제작 <발효된 침묵>에서는 침묵의 고뇌를 기도로 전환하는 시인의 영혼세계가 잘 나타나 있다. ‘출발선을 벗어나’ ‘십자기 앞에서 무언의 대화’를 시작하며 ‘마음의 평화’를 위해 기도를 바치고 있다. ‘결빙된 시간을 깨뜨리고’ 아침을 시작하는 청원기도와 저녁나절 ‘만종의 감사기도’를 바치며 일상을 대하는 삶의 태도가 고귀하게 느껴진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사모곡 또한 절절한 울림으로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아우르고 있다.

이귀선 시인은 현재 평택문인협회회장직에 있으며 지역문화예술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택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생태시 문학상’을 제정하여 평택 생태시 문학상 추진위원장으로 그 소임을 다하고 있으며, 첫 시집 『발효된 침묵』으로 2015년 경기도 문학상 본상 당선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밖에 평택시 문화예술부분 표창장, 평택예총의 예술 공로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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