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쌀을 지키는 것은 눈앞의
이익이 아닌 미래를 위한 대비”

“쌀 판매도 부진한데 작년대비 쌀값이 햅쌀 기준 20%가량 하락되었다. 백미 80kg이 지난해 18만원에서 올해 15만원으로 급락해 농민들이 사정이 어렵다.”
쌀 시장을 개방하며 최소시장접근(MMA, Minimum Market Access) 물량 중 ‘밥쌀용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했지만 정부가 이를 어기고 밥쌀용 쌀 수입을 강행하고 그동안 수입한 물량들이 ‘혼합미’로 유통돼 쌀값을 크게 낮춰 농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한국쌀전업농평택시연합회 이종한 회장을 만나 쌀값 하락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 회장은 정부가 쌀 재고량이 130만 톤이 넘어서는데도 불구하고 밥쌀용 쌀을 의무수입물량에 포함해 들여와 쌀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하고 비축미를 대북지원, 가공식품 생산 등의 방법으로 쌀 시장에서 격리시키는 방안이 서둘러 마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쌀이 412만 톤으로 이미 국내 소비량인 405만 톤을 초과했다는 이 회장은 “최소시장접근물량 40만8700톤을 매년 수입해 쌀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쌀전업농중앙연합회에서 산출한 백미 80kg의 적정가는 19만원으로 현재 시세보다 4만원이나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정부가 나서서 최소시장접근물량 전량이 시장에서 쌀값을 교란시키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와 농수산식품부는 농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밥쌀용 쌀을 들여와 쌀값 하락을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소시장접근 물량은 원칙적으로 해외원조로 사용하지 못하는 물량이기 때문에 대북지원이나 주정용, 가공용으로 사용하는 정책적인 안배 외에는 대안이 없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최소시장접근 물량을 다시 해외로 반출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회장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대북원조는 세계무역기구에서 같은 민족 간에 이루어지는 원조로 이 조항으로부터 자유로운데 여러 문제들로 인해 지난 정부부터 대북원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재고량이 급속도로 늘었다며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한 북한에 대한 원조가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 열리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농촌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등의 문제로 쌀 생산 방식의 변화를 통해 생산성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 회장은 “향후 10년이 지나면 전업농에 의한 재배와 생산시스템이 보편화 될 것”이라며 “전업농들이 우리나라의 식량주권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경쟁력을 키우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 닥쳐올 위협요인 중 가장 우려해야할 요인으로 ‘식량난’을 꼽은 이 회장은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기아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많은 석학들이 종자주권과 식량주권이 없는 국가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염려했다.

전국쌀전업농연합회에서는 우리 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쌀 의무자조금을 조성해 적극적인 마케팅과 정책대안 제시, 선진 농업시스템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쌀 생산농가의 자구적인 노력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우리 쌀을 지키는 것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대비”라고 말하고 “정부가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한 정책수립과 지원방안 마련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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