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무관심과 무책임이 소중한 아이들 앗아가”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들을 보면 내 자식 같고 조카 같은데 너무 안타깝다.”
지난 11일 시청 종합상황실에서 열린 ‘WHO 국제안전도시 만들기’ 기본조사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침통한 얼굴로 서정리초등학교 통학로 사고 얘기를 꺼내든 송탄모범운전자회 김진수 회장은 사고 당일인 지난달 28일 서정리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교통사고 현장에 찾아가 답답한 마음을 어찌하지 못해 한참을 서서 바라만 봤다며 입을 떼었다.

“송탄모범운전자회 회원이 사고 뉴스를 듣고 연락이 와서 차를 세우고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찾아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뉴스 화면에 나온 주변 환경이 눈에 익어 언뜻 떠오르는 초등학교들을 무작정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나마 다른 학교들은 교통안전 시설물들이 설치되어 있지만 일방통행로에 위치한 서정리초등학교는 평소에도 차량과 보행자가 섞여 사고 위험이 높아 모범운전자들이 특별히 신경을 써서 교통근무를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송탄지역에서 아침 등교시간에 교통근무를 하기 위해 나가보면 복창초와 서정리초, 송일초, 지장초 등이 이면도로가 많아 사고의 위험이 높다는 김 회장은 “다른 학교들은 보도와 차도가 구분돼 있어 안전이 어느 정도 확보되지만 이 4곳의 초등학교는 시설보완이 더 필요하다”며 “언론에서 사고의 원인을 단순하게 추월 차량 운전자의 잘못으로만 판단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추월 운전자의 잘못은 명백하지만 “교통안전 시설을 좀 더 보완하지 못한 행정기관과 통학차량을 운전하는 운전자의 안전의식, 차량 하차 후 차의 앞으로 이동하면 안된다는 안전교육의 부재 등 종합적인 원인들이 참담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말하고 어른들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등굣길 교통근무 봉사에 나선지 10년이 넘었다는 김 회장은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사망한 아이가 그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였다”며 초등학생 1․2학년을 대상으로 평택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평택시지킴이 교육’ 시 횡단보도 건너는 방법에 대해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스쿨존 과속, 미래가 사라집니다”라는 현수막을 활용해 스쿨존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김 회장이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교육에 참석한 아이들이 등굣길 교통근무 중 만나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교육 받은 대로 횡단보도 우측에서 건너는 모습을 볼 때라고 한다.

김 회장은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으로 보행신호가 바뀌기 직전에 아이들을 빨리 보내려고 수신호를 하는 학교 앞 보행지도 어르신들의 안전의식 개선과 자신의 아이들을 차에 태워 무단 정차하는 학부모들의 주정차 질서 확립을 꼽았다.
“경찰․공무원의 관심, 시민들의 참여,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개선 노력만이 어린이를 비롯한 평택시민들을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김 회장은 “더 이상 어른들의 무관심과 무책임함으로 소중한 우리의 미래를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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