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도 꺾지 못한 배움에 대한 열정…평택시민아카데미 상록수 학교 늦깍이 학생을 찾아 ①

“이 세상에는 배울 것들이 정말 많아요”

60세의 멋진 대학생 유복희 씨…앞으로도 계속 ‘배움’ 이어가는 게 남은 ‘꿈’

배움과 꿈이라는 말조차 함부로 품을 수 없었던 어려운 시절… 그 시절 우리네 어머니들은 가슴속에 배움에 대한 열망을 묻어둔 채 살아왔다. 배움보다는 당장 먹고살기에 급급해 평생을 배움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그렇게 자신의 꿈을 잊은 채 지내왔을 것이다.
최근 세상이 바뀌어감에 따라 늦은 나이에도 아름다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슴에만 묻어두기에는 배움에 대한 꿈이 너무 커 늦은 나이에도 열정을 갖고 도전했다는 유복희(60) 씨는 아름다운 도전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2008년부터 상록수 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한 유 씨는 초·중·고 과정을 거쳐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당당히 대학생이 되었다. 유 씨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당시 국어·사회·과학·한국사 등 모든 과목들을 공책과 달력 뒷장에 써가며 외웠다고 한다. 항상 펜을 들고 다니며 시간 날 때마다 쓰면서 공부했던 유 씨는 팔에 알이 배어 팔이 안 올라갈 정도였다고 옛일을 회상하며 미소 짓는다. “나이가 있다 보니 외우는 게 참 힘들었어요. 그래서 닥치는 대로 쓰고, 중요한 것들은 벽에 붙이고 했어요.”

올해 국제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유 씨는 항상 강의실 맨 뒷자리에 앉아 강의를 듣는다. 뒷자리를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유 씨는 쑥스러운 듯 미소 지으며 이유를 설명했다. “눈물이 나서 그래요. 수업이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앞에 앉아서 울면 창피하니까 뒷자리에 앉는 거에요.” 소녀 같은 마음을 가진 그녀는 여느 대학생들처럼 강의도 듣고, 레포트도 작성하고, 동기들과 팀 과제도 함께하며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또 다른 것에 대해 도전하고 있는 유 씨는 평소 무척이나 배우고 싶었던 한문공부를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더불어 드럼까지 배우며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지내고 있다. “이 세상에는 배울 것들이 참 많아요. 배운다는 것 그 자체가 저에게는 행복이고, 감동입니다. 앞으로도 배울 수 있는 몸과 마음만 있다면 끝까지 해내고 싶어요.”

열정이 가득한 유 씨의 큰 아들인 허승구(36) 씨는 항상 유 씨를 응원해주는 그녀의 1호 팬이다. 매일매일 공부하는 어머니를 보면 그 열정에 할 말을 잃을 정도라는 허 씨는 컴퓨터를 다루기 힘들어 하는 어머니를 위해 옆에서 차근차근 가르쳐주며 어머니를 응원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보다 습득력은 당연히 떨어지죠. 하지만 그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몇 배의 노력을 하고 있기에 어머니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어머니를 통해 배움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배우고, 도전하는 것 자체가 아름답다는 유 씨의 꿈은 대학생활을 하며 여러 분야에 도전해보는 것이다. “사람은 배워야 해요. 배운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 고비 고비를 넘기면 정말 소중한 것들이 옆에 와 있을 거에요. 포기하지 말고 합시다. 늙은이도 해내는데 젊은이들은 더 잘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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