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와 건물주는 ‘우리’라는 공동체

“13개 점포 1800여만원 월세 감면해줘”

더불어 잘 살기 위해 고통 분담 필요

모두가 메르스로 지치고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던 지난 두달여간 메르스 진원지로 낙인이 찍힌 평택은 극심한 경기침체라는 또다른 위험에 직면했다.
더이상 추가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메르스 종식을 언급해도 그로 인한 충격파는 지금도 여전히 남아 시민들의 가슴 속을 흔들어 놓고 있었다. 모두가 숨죽이며 아픔을 감내하고 있던 7월 가뭄에 단비같은 아름다운 소식이 들렸다. 서정동에 위치한 한 건물의 주인이 자신의 건물에 입주해있는 상인들을 위해 월세의 절반을 감면해 주었다는 소식이었다.

메르스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세입자들의 한숨을 덜어주기 위해 내린 건물주의 결단은 그들에게 생명수와 같은 단비였을 것이다. 너무도 힘든 시기에 들려온 아름다운 이야기의 주인공인 원영빌딩의 건물주이면서 (사)숙박중앙회 경기도지회 송탄지부장을 맡고 있는 강천원 씨를 만나보았다.

“사실 처음에는 메르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강 지부장도 메르스가 생소하고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평택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메르스의 여파로 점점 얼어붙어가고 있음을 직감하고 심각하게 여겨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에서 마련한 메르스 비상대책단회의에 참가하면서 더욱 경각심을 갖게 되어 숙박중앙회 송탄지부 회원들과 함께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을 논의하고 숙박업을 하는 입장에서 조치할 일들을 차분히 처리했다는 강 지부장의 말을 들으며 지역사회를 위해 참 많은 염려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실 메르스 이전부터 전체적인 경기가 침체되면서 소상공인들은 충분히 힘들어 하고 있었어요. 그런 상태에서 메르스 사태까지 겹치니 그야말로 암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울 일이 없을까 생각 끝에 월세 감면을 생각했답니다.”
강 지부장이 지난 달 13명의 세입자들에게 감면한 월세는 1800여만원에 달한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강 지부장의 생각은 역시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저는 세입자들이 이 건물에 들어온 이상 ‘우리’라는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저분들이 잘 돼야 저도 잘되는 거 아니겠어요?” 강 지부장은 더불어 사는 우리라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은 당연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강 지부장은 평소에도 지역사회를 위해 참 많은 일들을 하고 있었다. 평택시장애인역도협회 회장직을 역임했고 현재는 (사)숙박중앙회 경기도지회 송탄지부장과 평택북부위생단체협의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역 봉사단체인 한마음복지회와 홀몸어르신, 탈북 새터민을 후원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지역의 든든한 일꾼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메르스 사태가 종식 분위기로 접어들어 다행이라는 강 지부장은 조금씩 살아나는 경기를 체감할 수 있다며 “어서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어 영세자영업자들과 재래시장 상인들의 얼굴에 웃음 꽃 피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을 위하는 강 지부장의 따뜻한 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누구나 다른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게 오늘날 현실임을 고려해 볼 때 강 지부장으로부터 시작된 희망의 울림이 지역사회에 널리 번져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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