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며 즐거운 문화공동체 만들기 ⑪
1+1=∞, 하나 더하기 하나가 무한대가 되는 까닭
손에 손잡고 함께 걷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평택 시민의 70% 이상이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도 충분히 문화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이번 기획 연재가 벌써 11번째다. 그동안 다양한 공동주택 안의 삶을 들여다보며 ‘공동주택의 삶이 단순히 딱딱한 시멘트벽으로 나눠져 있다 해서 삭막한 것은 아니구나, 어떻게 사는지는 내가 결정하는 구나’라는 것을 몇 번이고 깨닫곤 했다. 이번에는 마을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들로 가득한 안중읍 화현마을 우림필유를 들여다보자.
보물처럼 소중한 아이들이
그리는 우리 마을
싱그러운 꽃과 나무,
자연에서 뛰놀다
2005년에 입주한 화현마을 우림필유는 다양한 연령층의 734세대 입주자들이 거주하며 마을다운 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아이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사교육 바람으로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는 게 점차 어려워지는 요즘 한창 뛰어놀 나이에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는 모습이 현실을 반영하는듯해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이를 위해 우림필유는 아이들이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16일 사생대회를 열었다.
사생대회에 참여한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나와 ‘살기 좋은 우리 아파트’라는 주제로 마음껏 기량을 뽐낸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나온 부모들은 카메라에 추억을 담고, 다른 이웃가족들과 이야기하고 웃으며 정을 쌓는다.
“정말 행복해요. 주말에 여유롭게 앉아 웃어본지가 언제인지. 이웃끼리 이렇게 만나 소통하니까 답답했던 것들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도 좋아하니까 기쁨이 배가 되네요~”
아이들이 조그마한 손으로 크레파스를 집어 그리는 그림은 어느 누구의 작품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싱그러운 꽃과 나무 밑에서 빨강색, 초록색, 노란색으로 알록달록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얼굴에도, 엄마가 정성껏 만든 도시락을 맛있게 먹는 아이의 얼굴에도, 분수 옆에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가득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할머니, 할아버지 함께 놀아요~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다’라는 말은 그만큼 순수한 아이들을 통해 어른들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아파트 길목에서 열심히 쓰레기를 줍고 있는 한 할머니에게 힘들지 않으시냐고 묻자 “어른으로서 솔선수범하는 거야. 지나가는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게. 애들 앞에서는 함부로 말해도 안 되고, 행동 가짐도 똑바르게 해야 돼. 우리가 잘못하면 그게 그대로 아이들한테 비춰지니까”라며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림필유는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입주자들도 세월을 함께하며 공동체 삶을 꿈꿔왔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에 귀 귀울이는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사람 사는 곳에 정이 빠지면 안 되지.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거야. 아이들 자체가 소중한거지. 그리고 한 살 한 살 나이 먹어가면서 함께 지내는 이웃만큼 가깝고, 고마운 사람들이 어디 있겠어?”
강석진 입주자대표회장

“서로 알아가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지~”
아파트 생활의 단점으로 꼽히는 것들을 보면 서로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이 많아요. 자주 만나면 만날수록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지. 그러다보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작은 일에도 함께 울고, 웃으며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어요. 공동체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거에요. 정해진 규칙 안에서 조금씩 배려하고, 화합한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죠.
김도영 어린이 현일초3

“내가 그리는 우리 동네 궁금하지 않아?”
사생대회에 나와서 긴장돼서 그런지 조금 떨려요. 그래도 무척 재밌을 것 같아서 기대도 되요. 제가 오늘 그릴 우리 동네 모습은 아파트 분수대에요. 여름에 더울 때 여기서 뛰어놀면 시원하고 좋거든요~
오늘 우리 언니랑 함께 왔는데 언니랑 같이 그림도 그리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신나게 놀 수 있어서 행복해요. 제 그림이 어떻게 완성될지 궁금하지 않아요?
임정석 노인회장

“많이 움직여야 건강 챙길 수 있어”
나이를 먹으면 힘들어서 다들 안 움직이려고 하는데 그러면 안돼요. 오히려 부지런히 움직여야 건강을 챙길 수 있어요.
노인회에 모이는 친구들과 노래자랑도 열고, 바둑 두면서 음식도 같이 만들어 먹고,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요.
혼자 있으면 긴 하루가 함께 늙어가는 친구들과 있으니 금세 지나가요. 집에 혼자 있지 말고 이렇게 나와서 산책이라도 함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