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한 <민주노동당 평택시을지구당 위원장>

▲ 김용한 <민주노동당 평택시을지구당 위원장>
미군기지 막는 일에 남녀노소 모두 떨쳐나서야 할때

일본선 자위대 기지 신설조차 반대 타산지석 삼아야


우리 평택이 미군기지 바다가 될 것 같다.

원주에 있는 미군기지가 두개가 앞으로 10년 안에 모두 우리 평택으로 옮기기로 확정됐고, 동두천과 의정부에 있는 미군기지와, 용산 미군기지도 첫 번째 이전 대상지가 평택이란다.

원주에서 온다는 미군 부대는 2001년 부대 옆 논에 엄청난 기름을 흘려 원주시민은 물론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대고, 동두천에서 온다는 미군부대는 1992년 윤금이 여인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부대다. 의정부에서 온다는 미군부대는 2002년 여중생들을 장갑차로 깔아죽이고 무죄 출국시켜, 전국적으로 현재까지 100일 넘게 촛불시위를 하게 만든 바로 그 장본인 부대다.

용산 미군기지는 어떤가? 많은 이들이 믿고 있는 대로, 사령부고 고급 인력이기 때문에 범죄나 환경 파괴를 안 하는 부대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용산에서 온다는 미군부대는 홍익대생 조중필씨를 살해한 부대고, 한강에 포르말린(포름알데히드)이라는 독극물을 불법으로 대량 방류하고, 그 책임자를 영안실 소장으로 승진시킨 부대며, 용산기지 안은 물론 녹사평역까지도 기름으로 오염시킨 부대다.

평택으로 몰려온다는 이 미군 부대들은 지난 세월, 현지 주민은 물론 우리 국민 전체에게 가장 악랄한 폐해를 끼쳐온 부대들인 것이다. 한 마디로 살인과 강간과 강도 같은 미군 범죄의 상징이며, 환경 파괴의 상징인 부대들인 것이다.

그러잖아도 평택에는 대규모 미군기지 두 개와 사격장, 탄약고가 5백만 평 가까이 있다.

구장터, 회화리, 황구지리, 적봉리, 장등리, 당현리, 남산터, 신장동, 송화리, 대추리.... 이름도 다 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주변 마을 주민들은 미군기지 때문에 집 뺏기고 땅 뺏기고 지난 50년 넘게 떠돌이 철거민 생활을 해야 했다. 돈도 없어 멀리 이사 가지 못하는 바람에 지금도 수십 년째, 미군의 비행기 소음과 미군의 하천 오염, 지하수 파괴 때문에 지난 세월을 숨죽이며, 온갖 몹쓸 질병에 시달리며 죽어갔고, 근일근일 살아오고 있다.

오죽하면, 자기 땅을 빼앗아 원수처럼 느껴지는 미군 부대한테, 자기가 현재 살고 있는 땅마저 수용해 가라고 요구할 판인가?
도대체, 평택·송탄 사람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뭐 그리 큰 죄를 지었다고, 지난 60년 동안 주한미군이 저지르는 온갖 피해를 고스란히 당해 온 것도 모자라, 앞으로도 기한 없이, 살인과 범죄와 환경파괴의 상징인 미군기지를 떠안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미국은 지금 이라크 전쟁과 한반도 전쟁을 동시에 획책하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 전쟁을 일으킬 경우, 우리 민족은 전체가 공멸할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우리 평택 사람들이 제일 먼저 죽어나가게 될 것이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미군기지뿐 아니라, 자위대 기지도 반대한다. 전쟁을 겪어 봤더니, 일본군 기지건, 미군기지건, 모든 군사기지는 적국의 제1 공격 목표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마을에 미군기지나 자위대 기지가 있으면, 가장 위험하다며, 초소를 지어놓고, 그 초소에 노인들이 모여 잔일들을 하며, 자위대 기지 신설조차 반대하고 있다.

일제 식민지, 미군정, 한국-조선전쟁, 베트남 전쟁 따위를 겪으면서 온갖 전쟁을 통해 오키나와 이상으로 엄청난 전쟁 피해를 겪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도대체 왜 전쟁 무서운 줄 모를까? 왜 군사 기지 주변이 전쟁 때 가장 먼저 공격을 받는다는 걸 모를까?

먼저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과 시장, 시·도 의원을 비롯한 모든 정치인들이 나서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뭔가 착각하고, 나서지 않거나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식을 잘못 둔 부모가 엄청난 고생을 하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심부름꾼 정치인들을 잘못 뽑은 죄과를 혹독하게 치르게 될 판이다. 평상시에는 환경 파괴와 살인, 강간, 강도, 교통사고 같은 온갖 미군 범죄의 제1 피해 지역이 될 것이고, 전쟁 때는 온갖 폭격의 제1피해 지역이 될 것이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 이것만은 막아야 한다. 평택에서 숨을 쉬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직업, 종교, 출신, 학력, 재력, 정당 선호도... 온갖 차이를 뛰어넘어 미군기지 막는 일에 떨쳐나서야 할 것이다. 올해 우리 시민이 결사항전하지 않으면, 2004년부터는 전국의 미군기지가 우리 평택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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