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게 아니라 조금 다른 것일 뿐
지난해 핫 키워드 중 하나가 ‘다르다’와 ‘틀리다’를 비교하는 말이었다.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않다’는 뜻이고,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는 뜻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의미는 전혀 다른 두 말을 사람들은 헷갈려하곤 한다. 4세 때 소아암에 걸려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아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틀린게 아니라 조금 다를 뿐”이라고 외치며 당당히 살아가고 있는 김진영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평택시지회장을 만나 그녀의 삶을 들어봤다.
삶의 용기를 불어넣어준 건 가족의 노력

가족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따뜻함을 안겨준다. 김 지회장은 자신이 밝게 클 수 있었던 건 외조부 덕분이라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요즘이야 그래도 장애인을 보는 시선이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장애를 가진 사람은 거의 집밖에 나가지를 못했어요. 남들 시선이 신경 쓰여 그랬었죠. 그런데 그 당시에 우리 가족들은 달랐어요.
특히 외조부께서 어느 곳이든지 저를 업고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여주셨죠.” 이러한 가족의 노력 덕분인지 김 지회장은 항상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살아왔고, 그 자신감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변하는 일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힘든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어요. 물론, 어떻게 보면 나도 약자겠죠. 하지만 이런 나에게 상담을 하고, 도움을 요청한다는 건 그 사람들은 더 약자라는 뜻인데, 그들이 힘들다며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 도와줬어요.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1997년부터 봉사를 하다가 이곳으로 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장애인의 인권을 지키고, 삶을 보장받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김 지회장은 어우러진 조화로운 삶을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존하는 장애등급제부터 폐지돼야 한다는 김 지회장은 “진정한 복지사회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요? 꼭 어떤 것을 나눠야만 하는 건가요? 함께 할 수는 없는 걸까요?”라며 다함께 공존하는 삶을 꿈꾼다.
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장애인에게도 일할 기회를 줘야
비장애인인 사람들이 장애인을 바라볼 때 안타깝게 쳐다보고는 한다. 김 지회장은 “물론 안타깝겠죠. 하지만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아주세요. 그런 시선조차도 편견이라고 느낄 수 있어요. 불편함이 보이는 부분은 그 사람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되요.”
이런 김 지회장은 현재 사회에서 가장 바뀌어야 할 부분은 ‘장애인의 일할 권리’라고 한다. 신체적 장애를 가졌지만 전화를 받는 다던가, 워드로 자료를 작성하는 등의 사무업무는 장애인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장애인에게 지급하는 수급비를 그냥 지급하는 형태가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장애인에게는 1시간이라도 일할 수 있도록 도와 장애인들도 노동의 대가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김 지회장의 주장이다. “다들 일자리 창출을 한다고 많이들 말하던데 현실은 아니에요. 일자리창출을 하더라도 후에 보장을 안 해주기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이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해요. 이러한 부분은 제도적으로 보장해줘야 해요. 우리도 똑같은 국민이고, 시민이고, 똑같은 사람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