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현장을 찾아

따스한 봄날, 화창한 햇살과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에 하얀 운동화를 신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전통시장 구경에 나섰다. 서정리역에서 5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서정리전통시장에 도착하니 주말을 맞아 많은 가족들이 함께 장을 보러와 시끌벅쩍 활기찬 모습이다. 109년의 역사를 가진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과 기대감을 안고 들어가 본 서정리전통시장의 모습은 높은 아케이드 천장과 질서 잡힌 상가들이 시원한 분위기를 풍긴다. 구석구석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상가들은 화려한 꽃신, 달콤한 도넛, 팔딱팔딱 싱싱한 생선, 형형색색 화려한 그릇, 귀여운 인형, 푸릇한 채소에 알록달록 상큼한 과일 등 다양한 물품을 선보여 시장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장 먼저 들어가 본 곳은 아주 큰 그릇에서부터 작은 그릇까지, 형형색색의 그릇을 판매하는 그릇 전시장이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그릇을 구경하는데 작은 돌솥이 눈에 띄었다. 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돌솥에 백숙을 해주시던 추억이 생각나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아기자기한 찻잔들도 눈길을 끈다. 어린이들의 여왕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인공 엘사가 그려진 어린이용 찻잔부터 따뜻한 커피를 담아 마시고 싶은 금빛의 단아한 찻잔까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이것저것 살펴보았다. “DHA와 아미노산이 풍부한 등 푸른 생선 드시고 건강하세요!” 그릇전시장에서 나오자마자 생선가게 사장님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린다. 능숙하게 생선을 다듬는 솜씨에서 장사 연륜이 느껴진다. 오랜 세월 어머니와 함께 대를 이어 생선 장사를 해왔다며 해맑게 웃는 얼굴에 생선을 사러온 손님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시장구경을 하다 보니 슬슬 허기가 진다. 매콤한 떡볶이에 갓 튀겨낸 김말이, 설탕을 듬뿍 뿌린 달콤 쫄깃한 도넛, 말랑말랑 고소한 인절미. 어떤 것을 먹어볼까 고민하다가 길게 줄서있는 만두가게가 보였다. 금방 쪄낸 김치만두, 고기만두, 새우만두의 고소한 냄새에 침이 꼴깍 넘어간다. 그 중에서도 새우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있는 새우만두는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인정 많은 만두가게 사장님은 다른 만두도 맛보라며 만두를 쥐어준다. 훈훈한 인심에 기분 좋은 요기를 마치고 다시 시장 골목골목을 걸으며 전통시장 매력에 푹 빠졌다.
시장 골목 기둥에는 그림이 담긴 작은 액자들이 걸려있다. 들여다보니 초등학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다. 서정리전통시장은 아이들이 시장에 와서 체험도 하고, 즐기며 성장할 수 있도록 매년 그림대회를 연다. 그림대회는 정부와 평택시, 서정리 상인회의 공동마케팅 사업으로 올해는 5월 말경에 200명의 아이들과 함께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부터 서정리전통시장만의 반짝 할인행사를 합니다. 서정리전통시장을 찾아주신 손님들을 위해 반짝 할인행사 방송을 하는 동안 최상품을 50% 이상 할인해드립니다!” 마트에서 쇼핑을 하다보면 “폭탄세일입니다~”하는 소리에 아주머니들이 달려가는 모습을 종종 본적이 있다. 그런 할인행사가 전통시장에도 있다는 점이 무척 놀라웠다. 반짝 할인행사 방송이 나오자 손님들은 아이 같은 모습으로 신나게 쇼핑을 즐긴다. 반짝 할인행사 품목은 다양하다. 2천 원짜리 오이가 천원에, 천 원짜리 번데기 한 컵이 500원에, 3천 원짜리 고등어 한손을 천 원에. 질 좋은 상품을 즐거운 이벤트로 더욱 저렴한 가격에 들여가는 손님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나른한 주말 시끌벅적 전통시장 구경은 다른 일로 바쁘기만한 생활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 인정 넘치는 구불리 찐빵·만두 김한걸
“갓 나온 달콤한 도넛, 뜨끈뜨끈한 만두 어때요?”

서정리전통시장에서 오랫동안 장사해오면서 주변 상인들이 다 이웃 같아요. 항상 잊지 않고 우리 시장을 찾아주는 손님들도 모두 이웃 같죠.
그래서 손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답하고 싶어서 반짝 할인행사를 하는 날에는 50%세일을 할 때도 있고, 무료로 꽈배기를 드릴 때도 있어요.
작은 이벤트지만 손님들이 즐거워할 때면 제가 더 즐거워 콧노래가 나와요. 요즘 전통시장들이 다 어려워 안타까운 점이 많아요.
그래도 진실한 마음으로, 질 높은 상품으로 손님을 대하면 다들 알아줄 거라고 생각해요.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함께해요!
>> 아이들을 사랑하는 서정리엔 두부 이종준
“아이들이 두부 체험하러 오는 날은 가장 즐거운 날”

제가 두부장사한지가 벌써 16년째네요. 그래서인지 저희 두부가게는 단골손님이 참 많아요. 매번 손님들이 찾아오셔서 두부를 사가면서 맛있다고 할 때마다 ‘이 맛에 장사하는 구나’ 생각하죠. 제가 장사를 하면서 가장 즐거운 날이 언제인지 아세요? 유치원에서 두부 체험하러 오는 날이에요. 50~100명의 아이들이 오면 두부제작공정을 5가지로 크게 요약해 보여줘요.
그럼 그것을 보고 유치원에 가서 직접 두부를 만들어 보며 몸으로 느끼는 거죠. 아이들이 시장에 오면 분위기가 환해져요. 조그마한 녀석들이 이것저것 물어보면 대답해주는 재미도 있고, 장난스러운 표정만 봐도 즐겁고 해요. 두부를 먹으면 뼈도 튼튼해지고, 키도 커지고, 소화도 잘되니까 흐뭇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해요.
평택시에 건의 합니다
카드사용 가이드 라인, 주차장 문제 해법 필요해요

카드사용과 관련한 것입니다. 우리 서정리전통시장은 거의 대부분 카드사용이 가능합니다. 손님들을 위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에 더욱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상한선을 정했으면 합니다. 종종 시장에서 카드를 사용하면 손님이 상인의 눈치를 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시장 상인들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내놓기 때문에 콩나물 천 원어치 사고 카드를 내밀면 속이 상해 표정이 좋지 않을 때가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카드상한선을 정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카드상한선을 5천원으로 정하면 손님들은 5천 원 이상 구매할 때 마음껏 카드를 사용하고, 상인들은 기분 좋게 카드 계산을 해주는 거죠.
다음은 주차장 이용 손님에 관한 것입니다. 시장 내 주차장 관리가 평택도시공사로 넘어갔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것에는 불만이 없습니다, 잘해주길 바랄뿐이죠. 다만 문제점이 있습니다. 기존에 상인회에서 관리했을 때는 손님이 주차장을 이용하고,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경우 주차장 무료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시장 고객이 아니어도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시장 손님들은 주차장 자리가 없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다른 볼일을 보고 그냥 가는 손님이 많아 손님유치가 잘 안됩니다. 처음 전통시장 손님 확보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 현재 모습을 보면 초점에 어긋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속상합니다.대안을 찾아서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