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며 즐거운 문화공동체 만들기 ⑧
홈페이지 제작 통해 주민소통



평택 주택의 70%가 공동주택이라고 한다. 현재 평택 내 공동주택 입주단지는 총 261개 단지로, 87901세대가 공동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파트의 수가 많은 만큼 각각의 아파트들은 다양한 생활모습과 가치관, 개성을 담고 있다. 모범아파트가 되고 싶다는 안중 이화마을 건영캐스빌은 어떤 생활모습과 가치관, 개성을 가지고 있을까?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만큼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현대인들의 삶에서 모임과 참여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멀어진 듯 느껴진다.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이지만 시간적 여유부족으로,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참여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홈페이지 제작’이었다.

김동한 입주자대표위원회 회장은 “입대위끼리만 회의를 하다보면 폐쇄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 때문에 아파트관련 계약이나 청소용역 등 여러 진행 사항 및 회의내용 등을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공개함으로써 입주민들끼리 서로 공유할 수 있고, 서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상호교류 활성화를 위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주민소통이라는 김 회장의 말처럼 현재 이화마을 건영캐스빌 입주민들은 홈페이지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특히, 단지 내 방송이나 게시판 부착만으로는 정보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어 고민이었지만 이번 홈페이지 개설로 언제, 어디서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모바일로도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젊은 층의 입주자들로 부터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시간이 없어서 아파트에 대해 뭔가 알고 싶어도 답답할 때가 많았는데 홈페이지를 통해 활발하게 교류할 수도 있고, 여러 정보들도 얻을 수 있어서 정말 유용해요.”
아파트도 하나의 마을
주민들이 서로 즐겁게 지냈으면
안중의 이화마을 건영캐스빌은 2005년 4월 입주를 시작해 8개동, 744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하나의 공동주택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안중 출장소와 가깝고, 접근 용이성도 좋은 건영 캐스빌은 큰 규모와는 다르게 마을 같은 정감 있는 분위기였다.
“젊은 사람들도, 나이가 많은 분들도 다함께 어우러져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은 서로 소통하며 육아에 대한 고민도 나누고, 어르신들은 노인정에 모여 당번을 정해 식사도 해 드시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계세요. 그리고 자주는 못해도 가끔씩 어르신들을 모시고 봄이면 소풍이나 효도관광을 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드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도 어떻게 보면 마을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어른을 공경하고, 젊은이들을 응원하는........”
아파트를 마을이라고 말하는 남달현 관리소장은 예전에 마을에 살았던 때처럼 아파트에서도 그런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노인들은 나이가 먹으면 집에만 있어서 우울증에 많이 걸려요. 그런데 이렇게 노인정에 나와서 활동도 많이 하고, 젊은이들과 어울려 여행도 다니면서 행복함을 느끼고 있어요.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즐겁답니다.”
여행을 좋아하시는 김영순 할머니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며 건강한 삶을 살고 계신다.
아파트에 살면서 모두가 한번쯤은 겪어봤다는 층간소음문제에 대해서도 건영캐스빌은 달랐다. 중간 중간 민원이 발생할 시 관리소에서 당일에 바로 해결하려고 노력했고, 그날 해결사례를 전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홍보해 이웃끼리 심한 다툼이 일어난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아파트에 살면서 소음문제로 스트레스가 쌓일 때가 있지만 공동주택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이해하고 있어요. 그리고 해결사례를 알려주셔서 문제가 일어날 때 도움이 되요.”
건강한 삶
금연과 에너지 절약부터
최근 담배 값 인상이 이슈화 되면서 금연 붐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건영캐스빌은 평택시 최초 금연아파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어린 아이들과 임산부, 어르신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아파트 내 흡연지정장소를 만들었다. 아파트 주민들도 금연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지정장소 이외의 곳에서는 흡연을 하지 않고 있고, 자율적으로 지속적인 홍보도 하고 있다.
“아파트는 혼자 사는 곳이 아니잖아요. 서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여나가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도움을 주며 건강하게 지내면 더욱 좋죠.”
금연과 함께 또 하나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에너지 절약이다. 건영캐스빌은 주차장의 등을 LED등으로 전면 교체해 월 300만 원 정도를 절약하고 있다. 또한, 공영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방법을 찾고 있다.
이렇게 절약한 돈과 함께 입대위는 10년 동안 꾸준히 지역아동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연말이면 ‘다함께 잘살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읍에 100만원씩 기부해 소외이웃도 돕고 있다. 3월말이나 4월초쯤에는 집에서 안 쓰는 의류와 물건을 기증받아 ‘아름다운 가게’에서 판매 후 수익금이 발생하면 전부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동한 건영 캐스빌 입주자대표위원회 회장
“함께하면 해결 못할 문제 없어”

예전 같으면 마을 단위로, 대가족 분위기로 어떤 문제든지 함께 풀어나갔지만 사회가 점점 발전하면서 핵가족화 되어 벽이 많아졌네요. 아파트 벽이 많아지면서 마음의 벽도 많아져 서로 현관문을 닫고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는 게 참으로 속상합니다.
같은 곳에 사는 사람들끼리 소통이 안되는 것만큼 답답한 일이 없어요. 그래서 소통의 장을 넓히고자 홈페이지 개설을 하게 된 거죠. 지금 아파트 홈페이지는 소통을 위한 첫 발을 내딛는 것이고, 앞으로 점점 보완해 나가서 상호교류가 활발한 아파트가 되고 싶어요.
어떤 것이든지 함께하면 해결 못할 문제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각박한 주거 환경에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버리고 함께 문을 열고 서로를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최정렬 건영 캐스빌 이장·동대표 감사
“내 집에서 만큼은 편하게”

우리 아파트는 처음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트러블이 많았어요. 하지만 많은 노력을 통해서 지금은 그런 트러블이 거의 없어졌죠. 안 그래도 살기 힘든 세상, 이웃끼리도 서로 얼굴을 붉히고 산다면 너무 삭막하지 않겠어요?
우리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편하다는 거에요. 제가 이장이거든요? 마을에서 보통 이장을 뽑죠? 우리는 마을처럼 서로 화합하며 살고 있어요.
봄되면 함께 꽃도 심으면서 수다도 떨고, 노인정에서도 서로 당번을 정해서 같이 밥도 해 먹어요. 얼마나 즐거워요?
밖에서 힘든 일을 많이 겪을 텐데 내가 사는 이 집에서 만큼은 정말 편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편하게 사는 건 어렵지 않아요. 약간의 관심과 노력이면 충분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