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되어야
학원 25년 인성중심 교육

인천어린이집 구타사건으로 온 국민의 마음이 불편한 가운데 청록회 최상수 회장이 원장으로 있는 서정동 토토비 어린이집을 찾았다. 청록회는 북부(송탄)지역 학원 원장들이 정보교환과 사회활동 등의 목적으로 25년 전에 시작한 친목 봉사단체다. 최 회장은 원년 회원들에 비해 1년 뒤에 가입했으니 24년째 청록회와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최 회장은 “학연·지연 관계없이 같은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시작한 모임이다. 근래 와서 학원을 접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한 사람들도 있지만, 한 달에 한 번 모일 때는 여전히 같이 할 정도로 끈끈한 정이 있는 가족 같은 모임”이라며 청록회를 자랑한다.
33살에 속셈학원을 시작하여 25년째 학원을 하고 있는 최 회장은 북부 지역에서 학원업계 왕 고참이자, 산 증인이다. 주산속셈학원을 운영했던 부인과 어린이집을 운영하기까지 속셈학원이 유아미술학원으로, 이어 보습학원에서 어린이집이 되기까지 자신과 다른 많은 학원들의 변천사를 꿰뚫고 있는 최 회장은 ‘교육’을 ‘달란트’라고 한다.
최 회장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교회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했을 정도로 어릴 적부터 가르치는 일을 좋아했다고 한다. 결혼 후 1년 만에 조그맣게 시작한 속셈학원부터 어린이집까지 달란트가 없고,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벌써 그만두었을 거라는 최 회장은 최근 불거진 어린이집 구타 사건을 보며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이 예뻐서 평생 사명감 갖고 살아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민간어린이집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무조건 전수 조사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문제가 많다고 본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무엇보다 인성을 중요시해야 할 보육시설에서 처벌과 감시 위주의 부정적 접근보다는 공공성을 강화하는 긍정적 측면에서 접근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어린이집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매입하여 일정 기간 동안 운영권을 보장한 후에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전환시키면 민간설립자들의 권익도 보호하고, 공공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과 함께 임금과 노동시간 등에 있어서 열악한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 개선 등이 없이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것들은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젊은 사람들이 소명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최 회장은 강조한다.
“10년 전에 비하면 아이들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민간 수요가 점점 없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이젠 정부가 시스템을 잘 갖춰서 보육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유아교육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들을 마녀사냥 하듯 몰아가면 안 된다.”
최 회장은 청록회 회원들과 함께 움직이면 어딜 가도 아는 사람 한둘은 만나게 된다면서 지역에서 교육자로서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자기절제와 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평생 가르쳐 왔던 입장에서 다른 직업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는 최 회장은 ‘청록회 회원들 중에 개별적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고, 역량 있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의 힘을 모아 지역사회에서 할 일을 찾고 싶다’며 올해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