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다양한 목표 세우고 도전하는 기회


세교중학교 이문희 선생님의 10월 일정표는 메모로 가득하다. 가야할 곳, 참석해야 할 회의, 내야 할 보고서, 써야 할 글까지 눈에 들어오는 일정만으로도 이 선생님이 얼마나 바쁘게 움직이는 지 짐작된다.
이 선생님은 교무부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세교중은 올해 교육부가 지정한 자유학기제 연구학교이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운영을 토론과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이다.
세교중은 지난 1학기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탐색 활동중심 자유학기제를 운영했다. 이문희 선생님은 지난 해 연구부장으로 자유학기제를 처음 시작하는 과정부터 참여해 올해 교무부장을 맡아 일하면서 한 학기동안 학생들의 변화를 지켜보았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 우려와 걱정이 당연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를 통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시간이 보장되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준다면 교과서를 외우고 문제를 푸는 공부에서 벗어나 체험하며 의식을 깨우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 했습니다”
세교중은 자유학기제의 다양한 모형 중 진로중점 모형을 선택해 운영했다. 진로에 관심이 있는 아이가, 진로를 정한 아이가 성숙한 자아를 형성해나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1학기에 2학년 11학급 400여 명의 아이들은 19개 동아리에서 진로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영어신문을 만드는 동아리에서는 신문사를 방문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맛집을 탐방하는 기사를 써 직접 신문을 만들었다. 보건선생님과 함께하는 동아리는 대학병원을 탐방하고, 현직 의사의 강의를 듣고, 직접 파스를 만들어보는 체험활동을 하기도 했다. 또한 1, 3학년들이 지필 평가를 치르는 기간에는 3일 동안 학부모지원단과 짝을 이루어 직접 직업현장을 방문할 계획을 짜고 현장을 방문하고 함께 보고서를 썼다.
“3일차 보고서를 쓰고 발표하는 날 아침 등교시간에 아이들이 각자 완성한 보고서를 자랑스럽게 들고 들어오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계획부터 현장 체험을 함께 해주신 학부모님들의 도움도 컸고 그분들이 느끼신 만족감도 물론 컸습니다”
자유학기제의 시작은 학부모들의 협조와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이 선생님은 자유학기제가 진행되는 한 학기 동안 지필 시험을 보지 않는다는 점에 불안감을 느끼는 학부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시험에서 벗어나 다양한 공부를 해 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영어에 매진해 영어능력시험에 도전해본다거나, 규칙적인 봉사활동, 책읽기 등 평가에 관계없이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문희 선생님은 지난 한 한기동안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다고 한다. 그리고 올해의 성과와 내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연수하고 회의하고 보고서를 쓰며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다. “몸으로 부딪혀 깨달은 것은 책속에서 읽고 암기한 것과는 달리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세상을 바라보는 옳은 시각을 갖게 해줄 것” 이라고 말하는 이문희 선생님의 잔잔한 목소리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