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학부모와 함께 공감과 소통으로 지도”


고등학교 학생부장 선생님이라고 하면 일단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카리스마있는 분위기, 젊고 패기 넘치는 목소리 등 덩치가 큰 학생들에게 절대 밀리지 않을 것 같은 강한 느낌의 선생님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비전고등학교에서 학생부장으로 일하는 조수원 선생님은 스스로 ‘카리스마도 없고 젊지도 않고 덩치도 작다’ 고 말하지만 학생부장으로서의 역할을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올해로 4년 째 학생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제가 우유부단한 성격이라서 처음 학생부장을 맡을 때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지난 번 근무지인 죽산고에서 처음 소임을 맡게 되었는데, 그 해에 큰 사건이 여럿 있었지만 다행히도 잘 마무리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조 선생님은 무엇보다 ‘공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문제를 일으킨 학생을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대응하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순리대로 풀 수 있는 고리를 찾게 된다고 한다.
“운영 과정 중에는 어쩔 수 없이 퇴교조치를 취해야 하는 학생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원칙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변화를 유도하고 변화되지 않는 원인을 찾아내고, 학생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부모와 학교가 학생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 지 학부모와 소통하게 되면 모든 문제는 순리대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있고, 학생들이 잘 따라주지 않을 때는 그에 대한 징계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조 선생님은 규칙을 어긴 학생들에게 질책하고 징계만을 하려고 할 때 서로 부딪히게 된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 졸기만 하는 학생이 있어요. 학습 내용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학습능력이 떨어져 있지요. 이미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늘 부정적인 말만 듣고 있는 상태입니다. 인정받지 못하고 자존감은 떨어져 있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슨 재미를 찾고 무엇을 하려고 하겠어요. 저는 부모, 학교, 어른들이 그 학생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 선생님은 학생이 즐겁게 성취할 수 있는 새로운 동기를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상담을 통해 학업 보충을 진행하고, 상벌점제를 폐지하고 성찰교실을 만들어 반성의 시간, 의식을 계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봉사활동의 기회를 늘여 직접 경험하는 활동을 더 많이 하도록 하고 있다.
“30년 전의 학생들이나 지금 학생들이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절이나 그 시대의 가치, 질서에 대한 반발을 가지고 있을 나이이니까요. 거친 사고에서 긍적적인 사고로 바르게 사회화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수원 선생님은 1983년 서울에서 교직을 시작해 30여 년 동안 국어교사로 일했다. 문학을 좋아하고 학생들과 함께 시를 읽는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다. 과학을 공부하던 둘째 딸이 국어교사가 되겠다는 말을 할 때 내심 기뻤다고 말하는 조 선생님에게서 교사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