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중국 황제된 기분으로 즐기는 식사

▲ 항아리짬뽕을 끓이기 전 각종 해산물이 싱싱한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평택시 최대 번화가인 평택동 골목에 좀 특별한 중국요리집이 있다. 박애병원과 JC공원 사이에 ‘진시황’이라는 음식점은 외관부터 눈길을 끌었다. 이름도 범상치 않고 가게 현관을 지키고 있는 병마용(군사모양의 인형)만 봐도 안에 들어가면 진시황을 만날 것 같은 기분이다. 실내도 황제를 상징하는 빨간 식탁과 주위의 벽은 금빛으로 도배되어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마저 풍긴다.

중국 동포 출신 류원철 사장

“제가 맡아 한 지 3년 됐어요. 그 전에는 상하이라는 이름으로 퓨전음식점을 하던 식당이었어요.” 류원철(43) 사장의 말이다. 그는 ‘상하이’시절 주방장으로 10년간 일했었다고 한다. 그 동안 일하면서 경영 기법을 익힌 그는 가게를 넘겨받고 진시황의 CEO로 변신했다.

“저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주방장을 했어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17살 때부터 어머니와 같이 2년간 식당을 운영했죠.”

류 사장은 중국 동포 출신이다. 그의 조부모는 일제시대에 중국 흑룡강성으로 이주했다. 만주 땅은 몹시 비옥해 비료를 주지 않아도 농사가 잘 된다고 했다. 부지런한 중국 동포들은 열심히 땅을 파고 농사를 지으며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그러나 남북이 분단되고 중국은 죽의 장막 속에 스스로 갇히면서 중국 동포의 삶도 피폐해질 수밖에 없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선언하고 한중수교로 오랜 세월 닫았던 빗장을 풀면서 1991년 20살이었던 류원철 사장은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건축현장에 뛰어들었다. 중국에서 요리사 자격증도 취득했지만 한국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10년간 ‘건설현장 인부’를 하던 중 친구의 권유와 소개로 식당 일을 새로 시작했고, 다시 10년 동안 한국식 중국요리법을 배워서 독립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요리는 한국식과 중국식이 많이 다릅니다. 우리 집에는 중국 사람과 베트남 사람도 많이 와요. 그 분들에게는 진짜 향이 강한 중국식 요리를 만들어 드리죠.”

▲ 박애병원과 JC공원 사이 골목에 있는 진시황 중화요리 전문점

 

▲ 항아리 짬뽕과 사천 활우럭 튀김, 진시황 탕수육

해산물부터 먹고 국물에 면 넣어 삶아

평택맛집으로 이번에 모범음식점으로 선정된 진시황의 대표적인 음식은 사천 활우럭 튀김과 항아리 짬뽕, 진시황 탕수육이 있다. 2인분 기준으로 가격은 각기 3만5천 원, 2만2천 원, 1만7천 원이다.

항아리 짬뽕은 해산물이 풍부한데, 키조개, 새우, 오징어, 미소라, 바지락, 낙지, 홍합이 야채로는 청경채, 팽이버섯, 새송이,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양파, 목이버섯이 들어간다. 짬뽕은 해산물과 야채를 먼저 먹고 난 뒤 남은 국물에 굵은 국수를 넣어 끓여서 식사를 마무리하면 된다. 3인분인 경우 3만3천 원이다. 사천 활우럭 튀김은 워낙 뚱뚱하고 큰 고기로 불에 잘 익혀서 내놓기 때문에 짬뽕을 먹기 전 한 마리를 5명이 나눠 먹어도 모자라지 않다.

점심시간에는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을 위해 부담 없는 가격으로 3900원짜리 자장면을 서비스한다. 짬뽕은 5500원에 진시황 왕궁 거실 같은 분위기에서 황제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진짜 중국요리의 진수를 느끼고자 한다면 중국동포 출신의 사장이 직접 요리하는 진시황을 찾아가보면 어떨까? 시원한 짬뽕 한그릇에서도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맛으로 손색이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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