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 꿈꾸며 8월부터 롯데백화점에 납품

전통 방식 그대로‘우리집 장뜨락’

쨍쨍한 볕이 머리 위에 있던 시간, 송탄초등학교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집 장뜨락’을 찾았다. 우리집 장뜨락에 들어서자, 연두색 펜스로 둘러쳐진 장독대가 보였다. 장독대에는 70여개의 항아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항아리에 꼭꼭 담긴 것이 무엇인지 발효향이 말해 주었다. 좋은 볕과 함께 1년 이상의 시간을 꾹꾹 눌러 담고 있는 항아리들은 ‘우리집 장뜨락’이 전통방식을 따라 장을 숙성시키는 업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게 해 주었다.

장뜨락은 2012년 11월에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되어 전통장류와 천연조미료를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선 세 명의 직원이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채용된 다섯 명의 어르신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원래 평택북부노인복지관에서 사회적 일자리 사업으로 시작했었는데, 복지관이 시 직영으로 전환되면서 사업이 분리되었다고 한다.

장독대에 눈길을 주며 장뜨락에 들어서자마자 강화도에서 소문 듣고 찾아온 손님들을 마중 나온 박옥란 센터장을 만날 수 있었다. 박 센터장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인터뷰라기보다 잔잔한 인생 이야기를 듣듯, 박 센터장을 통해 우리집 장뜨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장뜨락 5종 선물세트

현재 매출 연 5천만원, 1억원 목표

사업 품목은?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의 장류를 계절에 맞춰 항아리에 장을 담그고, 1년 숙성 과정을 거쳐 판매한다. 그중에서도 보리고추장은 3년 숙성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초기에는 처음에는 발효가 완전하게 안 된 것을 모르고 판매했다가, 배송 중에 터지기도 하는 등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보리고추장은 다른 것과 달리 메주가 가라앉고 뜨는 과정을 반복하다가 멈출 때까지 3년을 발효시켜야 하는데 다른 고추장과 같은 방식으로 했다가 낭패를 당했던 것이다. 초기에 그렇게 애를 먹였던 보리고추장이 지금은 가장 큰 효도 상품이 되었다.

전통방식으로 발효시킨 장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오는 8월부터 롯데백화점 납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백화점 납품이 결정되기 전까지 두 달간에 걸친 산지와 생산자 확인 등의 실사를 통과했다. 판로가 없어 여기저기 하소연하던 시절에 비하면 상전벽해라 할 만큼 발전한 셈이다. 최근에는 보리고추장 실사를 했던 롯데백화점을 통해 중국측 바이어가 관심을 표하고 있어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전통 숙성 방식을 이용하는 부분도 있고, 자본도 없기 때문에 대규모로 할 수가 없다.

그 밖에 천연조미료는 다시마, 새우, 표고, 멸치, 마늘가루를 판매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박스도 제대로 없이 팔았는데, 요즘은 보기 좋게 5종 1세트로 만들어 팔고 있다.

▲ 천연조미료 5종 선물세트

사업 품목을 장류로 선택하게 된 이유?

평택시 자원봉사대장을 맡고 있을 때, 15년 동안 송탄 지역 소외계층 이웃들을 위해 고추장을 봉사단원들과 직접 만들어 나눠주는 일을 해 왔다. 그러면서 고추장 매력에 푹 빠졌다. 처음에는 평택에서 많이 나는 ‘배’를 넣어 만들려고 했는데, 원가가 높아 포기하고, 품목을 ‘보리고추장’으로 한정시켰다. 보리고추장은 어릴 적 어머니가 해 주셨던 맛을 떠올려서 시도했는데, 어르신들과 함께 하다 보니 품목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업하며 가장 어려운 점이 뭔가?

▲ 박옥란 대표

고정수입이 없다는 점이 가장 어렵다. 1년 숙성을 거쳐야 하는 제품 특성상 대량 생산이 어려운데다, 고정적인 납품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데, 지역에서 소비가 많지 않다. 학교와 시청과 같은 관공서에 납품을 원하지만 쉽지가 않다.

쌀 같은 경우는 지역산을 쓰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는데 장류는 아직까지 정착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역상권을 뚫기 위해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판촉을 하고 있다.

홍보할 수 있는 여윳돈이 없다 보니, 직접 고추장, 간장 샘플을 들고 공단 사장들을 만나기도 하고, 여성단체 바자회가 있을 때나 시에서 직거래 장터를 할 때면 꼭 참가하고 있다. 교회나 성당 등에도 위탁판매를 부탁하면서 판로를 뚫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재 지역에서는 하나로마트(서정리)와 평택로컬푸드 직매장에 납품 중이다. 다른 대형 마트에도 납품할 수 있도록 시에서 협조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관심 있는 기관들의 연락을 부탁한다.

사회적기업들이 자립에 성공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꿈이 있다면?

처음 센터장을 맡았을 때는 천연조미료 한 품목이었는데, 그조차 다 팔지 못했었다. 센터장이 된 지 9월이면 만 2년인데, 현재 매출이 연 5-6천만 원 정도 된다. 내년까지 연 매출 1억은 달성해야 ‘예비’를 떼고, 사회적기업이 될 수 있다.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관의 지원이 끊기면 사업을 포기한다. 그러나 우리집 장뜨락은 관의 지원 없이도 자립하는 롤 모델이 되고 싶다. 장 담그는 항아리 숫자를 늘리되,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여 평택 최고의 사회적기업으로 만들고 싶다. 시장님이나 기업인들이 평택 사회적기업에 대한 애착을 갖고 홍보도 해 주고, 이용해 주길 바란다.

전통 웰빙 선물세트도 개발

‘우리집 장뜨락’은 평택시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사업장으로,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자 마늘, 표고버섯, 멸치, 다시마, 새우 등의 천연 조미료와 보리고추장, 메주된장, 국간장 등의 전통장 그리고 신세대의 입맛을 겨냥한 장뜨락고추장, 마늘고추장, 매실고추장 등을 직접 생산, 판매하는 평택시 지원 노인특화형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우리집 장뜨락은 엄선된 국산 재료와 위생적인 제조 공정을 거쳐 생산된 제품을 까다로운 실사를 거쳐 롯데백화점에 납품하는 등 제품 품질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고 있다.

국내산 재료를 엄선해 숙성시켜 만든 고급 장류와 천연조미료로 구성된 전통 웰빙 선물세트로 각광받고 있는 △장뜨락 장류 5종세트는 4만 원<우리콩메주된장, 장뜨락고추장, 메실고추장+마늘고추장+우리콩국간장(천연조미료 3종 샘프)> △천연조미료 5종세트는 3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장뜨락 장류는 △보리고추장(500g당 1만5000원) △마늘고추장(500g당 7500원) △우리콩메주된장(500g당 1만 원) △매실고추장(500g당 6000원) △전통국간장(500㎖당 8000원) △천연조미류류는 표고버섯 가루(60g당 6000원) △멸치가루(80g당 6000원) △마늘가루(80g당 1만 원) △새우가루(70g당 8000원) △다시마가루(100g당 4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옛날 방식 그대로 장을 담그고 있는 우리집 장뜨락은 취업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예비사회적기업을 벗어나 자립이 가능한 사회적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여러모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문의는 031-665-3678. http://www.woorij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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