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 달빛아래 만찬 즐기기, “어렵지 않아요!”

계기판 시계는 오후 5시를 달리고 있다. 저녁 시간이라고 하기엔 좀 이르지만, 출출함을 넘어 이젠 허기가 느껴진다. 뭔가 색다른 게 없을까? 안중백병원 맞은편 저 앞에 ‘루나리치’라고 쓴 세로로 큼지막한 현수막이 펄럭거린다. 넓은 주차장을 지나 유리로 시원한 입구로 들어 선다. 텔레비전에서 본 이탈리아 장면이었나? 피자를 굽는 둥근 가마를 가운데 두고 왼쪽으로는 테이블들이 정갈하게 놓여있고, 오른쪽으로는 오픈된 주방과 함께 샐러드 바가 마련돼 있다. 목요일인데도 예약 리스트가 3건, 삼삼오오, 친구들과 연인들, 아기 바구니가 놓여 진 가족 테이블까지, 접시에 부딪치는 포크와 입맛 다시는 맛있는 소리들이 레스토랑 안을 가득히 메운다.
“요즘은 음식도 문화인 시대입니다. 단순히 배를 채우기 보다는 이왕이면 입도 즐겁고 눈도 행복하고 몸과 마음이 모두 즐거울 수 있는 곳을 찾으시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루나리치는 찾아 주시는 고객분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함으로 채워드리기 위해 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루나리치 레스토랑 이창재 대표의 말이다.


주차장을 가운데 두고 사이드에는 빨강, 파랑 파라솔이 놓여있어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데, 야외에서 음식을 즐기는 손님과 주차하는 차가 서로 불편하지 않도록 친근한 돌담을 쌓아 놓고 있다. 인테리어 효과로도 일품인 나지막한 돌담에서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심을 느낄 수 있다. 야외 테이블을 지나 눈길을 조금 멀리 펼쳐보면, 자두나무랑 포도나무가 해질 녘 노을을 받으며 품은 열매들을 자랑하고 있고, 텃밭에는 토마토, 양상치, 치커리 등 샐러드 바와 전체 메뉴들 속을 누빌 식재료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모든 재료들을 자체 생산할 수는 없지만, 과일과 야채들만은 직접 재배하고 거둬서 보다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아내가 주방을 맡아서 관리하고 있는데요, 워낙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지만, 한식 자격증도 갖고 있고요, 루나리치를 준비하면서는 이탈리아 요리 자격증도 땄네요. 밭에서 잘 자란 재료들을 아침마다 한 소쿠리 따서 맛있게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 제가 먼저 행복합니다.”



처음 이 건물은 이창재 대표가 운영하는 조경사업(현대토건&조경(주))의 사옥이었다. 2층 건물이던 것을 3층으로 확장 재건축한 후, 1층과 2층을 루나리치 레스토랑으로, 3층은 기존 조경사옥으로 변경, 사용하게 됐다고.
“저는 안중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곳 많은 분들이 제 지인이고 어르신들입니다. 제가 나고 자란 이 곳에 좋은 식당을 마련하게 된 감사한 마음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오픈 날 주변 어르신들을 모두 초대했었지요. 많이 오셔서 색다른 이탈리아 음식을 드시고는 정말 즐거워 하셨습니다. 앞으로 가끔씩이라도 이웃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작은 음악회나 와인 파티 등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조경과 인터리어 사업가인 이창재 대표, 루나리치를 직접 그리고, 설계하고, 입히고, 세우면서, 가마의 벽돌 하나, 등 갓 하나까지도 자신의 손길이 지나가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모든 사물이 직원들과 함께 한 가족처럼 친근하게 서로 묻어난다.
“루나리치...‘달빛 아래 만찬’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곳을 찾으시는 모든 분들은 루나리치가 드리는 만찬의 주인이십니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시더라도 테이블 가득 기쁨을 만끽하실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드리고 싶은 게 바로 루나리치의 마음입니다.”
이창재 대표의 15년 지기 박선화 실장(루나리치 조경기사/식물보호기사)의 말이다. 커피 한 잔이 생각나는 문득, 루나리치는 손님의 가장 멋진 카페가 된다는 그녀. 조경사업이 요식업과 결합한 모습이 바로 ‘루나리치’라는 그녀는 아름다운 환경에서 건강하고 맛난 음식을 먹으며 ‘일’하고 있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느새 붉은 저녁 노을이 잔잔한 야외 조명을 타고 캄~해지는 오늘의 마지막 자락을 멋지게 물들여 주고 있다. ‘루나리치는 밤이 더 아름답습니다...’하는 이 대표의 말이 실감난다. 커피 향 가득 한 손에 담고, 미처 다 먹지 못한 마르가리타 피자의 스르르 녹는 아쉬움을 접시에 양보하며 일어선다. 비틀즈의 ‘렛 잇 비(Let it be)'가 흘러 나온다.
평택맛집 루나리치 안중점은 안중읍 금곡리 335-3에 위치, 1인 1만3000원으로 텃밭의 신선한 재료로 가득한 샐러드 바를 이용할 수 있다. 그 밖에 다양한 파스타와 피자, 스테이크에 절묘한 소스가 기다리고 있다. 가끔 누군가 괜찮은 레스토랑이 어디냐고 물으면 금방 떠오르지 않았던 기억이 있었지만, 이제 평택에도 레스토랑 다운 괜찮은 레스토랑이 생겼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커피만이라도 마시러 들러본 사람이라면 다음엔 친구와 연인과 온 가족이 함께 다시 찾게 될 평택의 명소가 될 전망이다.
문의: 031-681-00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