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부채특별법, 농산물 가격 조정 절실

"아무리 힘들어도 내 정성과 희망을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갓난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의 정성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32세의 청년. 결혼하지 않았어도 자식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체득하고 있다. 임성남씨는 평택지역에서 약 50%의 시설농가가 영농의 꿈을 키우고 있는 진위면 일대에 산다. 하우스 농가로 유명한 진위면 야막리. 이곳은 전국적으로도 우수한 시설농가라고 평을 받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남자들도 힘들다고 손 놓는 시설재배를 하는 어머니의 손을 돕고자 짬짬이 농사일을 거들었다. 9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설재배를 시작. 지금까지 오이, 호박, 방울토마토를 기르며 나름대로의 기쁨과 영농의 꿈을 키웠다. 시설이 좀 부족하고 몸은 힘들었어도 빚도 없었고 생활도 그런대로 유지되는 상태였다.

97년경 정부에서 시설농가 지원정책에 따라 정부지원 50%과 자비부담 50%로 영농시스템을 자동화하면서 생산되는 물량은 늘었는데 물품의 가격이 완전 내리막길을 타 약1/4로 준 바람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되었다. "기름값을 비롯한 생산비는 거의 2배이상 뛰었습니다. 지원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지요. 생산한 물량에 대한 물가조정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작년과 올해를 비교해 봐도 생산되는 작물은 터무니없는 하락세를 보입니다. 융자이자가 5%인데 생산비를 뺀 수익률은 3%입니다. 이러니 시설투자에 든 융자금의 원금은커녕 이자만 겨우겨우 값을 따름이고 그것도 못값으면 12%나 되는 일반융자를 받아 막아야 하니 빚에 빚이 쌓이는 것 아닙니까"

시설투자비로 받은 융자의 이자가 5%, 생산비를 빼고 난 수익률은 3%.자동화시설이, 기술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채소를 길러내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이 부족한 것도 아닌 상태. 하루에 12-16시간 힘들게 노동을 하고 12월부터 8,9개월동안은 꼼짝도 못하고 하우스에서만 생활을 했다. 젊은 청춘15년을 시설재배에 헌신했다. 남은 것은 마음의 고통과 빚더미. 그래도 소농가인 자신은 좀 나은 편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다 그만두고 공장에 취직할 생각도 해봤습니다만 지금까지의 정열과 노력이 아깝고 하나하나 내 손길이 닿은 채소를 외면하지 못하겠습니다. 포기할 수 없습니다. 계속 해야지요. 그러나 이것이 농민들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힘들것으로 봅니다. 요즘 농민들이 요구하는 농가부채특별법 제정 뿐만이 아니라 제대로된 농산물 가격조정은 정부에서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용기가 묻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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