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하는 자세로 지역사회의 명암을 구석구석 살펴야
따뜻한 기사나 이웃 시·군의 행사도 소개해야
신문 미래중장기적 중점 목표 수립 시급
자생력 갖추기 위해선 구독자 확보 관건
‘경청’위해 시민기자제도 재활성화 필요


김기수-평택시민신문이 올해로 창간 17주년을 맞게 됐다. 17주년을 맞아 지난 11월 1일 개최한 ‘평택지역신문 미래를 전망한다’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통해 지역 언론에 대한 평가와 개선점을 논의한 바 있다.
앞으로도 지역 언론이 이런 토론회와 지면평가위원회를 통해 시민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
이상권-여태까지 평택에서 10년 이상 버텨온 지역신문이 없다는 점에서 평택시민신문의 창간 17주년은 자랑할 만하다.
여태까지 버텨온 것은 좋지만, 사람으로 따지면 성인으로 성장한 평택시민신문이 앞으로 무엇을 향해 나갈지에 대한 스스로 다짐과 포부, 목표가 설정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택 지역사회 공동체 내에서 어떤 구심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와 미래지향적인 계획이 세워져야 제대로 된 17살 생일잔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춘기-독자의 입장으로서 이야기하자면 평택시민신문이 창간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7주년을 맞이했다니 감회가 새롭다. 단, 17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시민들이 지역 신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시민들이 신문을 보도록 하기 위해선 이 지역의 볼거리와 먹을거리 그리고 생각할거리에 대한 기사가 더 있어야 한다.
현재 지면에 있는 게시판은 많은 면을 활용하지 않아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줘서 좋지만, 조금만 더 보태 이웃 시·군 행사 정보도 추가됐으면 한다.
가까운 용인의 농촌테마파크와 아산의 레일바이크는 원래 존재했지만, 나는 근래 들어야 알게 됐다. 이런 휴양시설에 대한 소개는 굳이 평택 지역이 아니어도 소개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이상권-김재균 시의원이 오늘은 공인의 입장보다 시민의 입장으로서 지면에 대한 평가를 내려달라.
김재균-처음 박명호 편집국장에게 지면평가위원회 참여 요청을 받았을 때는 시의회 의원이라는 입장 때문에 조금 부담이 됐었다. 오늘은 선출직 공직자가 아닌 평택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본 평택시민신문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평택시민신문이 17년 동안 평택에서 해온 역할이 무척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언론으로써 기준을 지키고, 타협하지 않아 온 것은 칭찬할만하다.
다만 여러 신문을 살펴보면 이슈가 되는 부분을 부각하는 점이 많은데, 그보다는 사람 위주의 따뜻한 기사가 더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사는게 어려워질수록 따뜻한 기사가 많아져야 사람들이 힘을 얻을 것이다. 그래서 평택시민신문이 사람 사는 이야기, 미담과 같은 따뜻한 기사를 많이 실어줬으면 한다.
또,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은 이사회나 편집회의를 통해 중장기 목표를 설정할텐데 과연 평택시민신문의 중점 목표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최근 몇 년에 걸쳐 김기수 발행인을 제외한 신문사 전 직원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게 신문이 나갈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명호-그동안 많이 우려했고, 신문을 만들어오면서 늘 떠나지 않았던 고민이 지금 말씀하신 부분이다. 너무 큰 주제에만 매달려서 따뜻한 기사가 많이 축소됐다는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내부적인 판단을 거쳐 시점상 중요한 문제라고 여겨지는 부분은 부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창간기념 토론회와 그 이전의 사내 워크샵에서 당진시대 최중길 편집국장이 반복해서 강조했던 부분이 지역신문은 행정 위주가 아니라 사람의 기사를 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부분에서는 동감하지만, 현재 평택의 현안과 정면으로 마주하다 보니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 김재균 의원의 말대로 중장기적인 목표 수립과 평택시민신문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창간 17주년을 맞아 다시 생각해보겠다.
김재균-우리나라는 5년, 10년과 같이 딱 떨어지는 숫자를 중요시하기에 창립 17주년은 그냥 생일 파티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20주년이 되기 전까지는 어떤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야 한다. 만약 20주년에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또 나온다면 그건 발전이 없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이상권-사람에 대한 기사도 좋지만, 잘못된 내용이 미담으로 소개된다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김재균-객관적인 시선을 가진 다수의 조언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나눔을 실천하는 큰 행사를 보도할 때는 전면에서 나서는 사람들 보다 뒤에서 말없이 분주하게 봉사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는게 좀 더 인간적이라고 느낄 것이다.
박춘기-지난 창간기념 토론회에서 지역 언론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행정기관의 지원을 통해 자생력을 갖춘다면 자연적으로 신문의 역할이 희미해질 것으로 본다.
김재균-아마 그런 부분 때문에 평택시민신문이 여러모로 어렵지 않나 싶다. 솔직히 말하면 광고를 싣지 않으면 지역 신문은 살아남기 힘들다. 평택의 소식을 가장 많이 다루지만, 광고비 책정은 지방지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다.
이상권-지방신문보다 지역신문이 어려운 현실이다.
박명호-행정기관의 지원 부분은 지역신문발전특별법에 의한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우선지원대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박춘기 목사님이 말씀하신 토론회 내용은 지역 신문이 자생력을 갖추기 어려우니 조례로써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상권-조례를 제정한다면 객관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신문과 지원 대상을 평가할 수 있는 엄밀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
김재균-그렇다면 중앙지는 정부, 지방지는 도 단위 광역지자체, 지역지는 기초지자체가 맡아야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한 흐름은 중앙정부에서부터 밑으로 흘러내려와야 하는 부분이다.
이상권-계속 살아남는 지역 언론이 되기 위해선 재정 건전성과 공공성을 지녀야 한다. 실제로 평택시민신문 고정독자가 다른 신문에 비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독자 수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형편이다.
상대적으로 광고 유치와 광고비가 열악한 지역 신문이 행정기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은 구독자 확보밖에 없다. 그러나 이 부분은 지역적 한계가 있다.
옥천, 남해, 당진 등 지역공동체가 무너지지 않은 곳은 지역 신문의 유료독자가 많다. 하지만 지역공동체가 와해되다시피 한 평택에서 평택시민신문이 지금껏 살아남은 것 자체가 기적이다. 1년에 6만 원이라는 구독료가 막상 시민에게는 어렵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김재균-사실 요즘 같은 환경에서는 지면으로 출판되는 신문 볼 시간이 없다. 대부분의 기사는 인터넷을 통해 접하게 된다. 가능하다면 인터넷으로 못 보는 기사를 부각시켜 자생력을 갖추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정영호-오늘 다양한 분야의 분들을 만나서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사회복지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평택시민신문에게 바라고 기대하는 것은 ‘경청’이다. 빈곤층에 있는 사람을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경청’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무엇이 필요하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어떤 물질적인 지원보다 더 큰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평택시민신문도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어려운 이웃을 경청해야 하지 않냐는 생각이 들었다.
지면을 계속 보다 보면 브레인시티와 도서관 관련 기사가 너무 많다고 느꼈다. 과연 평택시의 현안이 두 개 밖에 없는 것인가와 기자가 바라보는 시각에 의해 시민이 편중된 사고와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들었다.
어떤 사안이 1면에 나왔으면 후속보도는 뒷면으로 가고, 새로운 이슈를 던져 아젠다를 형성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
또, 시민기자제도가 더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와 견해가 담기는 시민중심의 지역 신문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권-오늘 이야기 나온 주제를 정리하자면 17주년을 맞으며 다가올 20주년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와 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시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 우리 사회의 명암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기 위해 경청하는 평택시민신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듣는 사고의 유연성은 평택시민신문이나 누구던간에 앞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가치 목표라고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