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능동적 참여있어야 지역 재생 싹 틔운다
안정리 지역문화교류기반 구축사업
2015년까지 경기문화재단이 추진
지속 가능한 자생력 확보가 관건

과거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번창했던 안정리 로데오 거리 일대. 한때 평택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안정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활기라고는 눈 씻고 찾아도 볼 수 없는 쇠락한 기지촌의 모습으로 전락했었다.
꺼져가는 안정리 지역 활성화를 위해 평택시와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2월 체결한 ‘창조적 문화도시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앞으로 3년간 ‘안정리 지역문화교류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다국적 문화교류를 통해 지역 재생을 꾀하는 이 사업의 핵심 실무자 경상현 경기문화재단 평택사업추진단장을 24일 안정리 로데오 거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업의 추진배경과 취지.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일대는 미군기지 이전 사업으로 인해 2, 3년 내로 전국의 모든 미군과 그 가족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문화 공간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 사업은 기존에 있던 기지촌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부드러운 문화로 탈바꿈하고, 미군과 지역주민이 어울릴 수 있는 지역의 문화 교류 기반을 세우기 위한 것이다. 평택사업추진단은 앞으로 기반 구축을 위한 틀을 만들고, 진행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평택에는 안정리뿐만 아니라 신장동에도 미군기지가 있다. 안정리를 선택한 이유는.
송탄 신장동 지역은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고, 국제중앙시장 등 안정리보다는 나은 여건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안정리는 전국의 모든 미군이 집결하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비할만한 문화적 기반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군인 가족이 대거 이주해오면서 기존 유흥문화가 아닌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문화 기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국적으로 구성된 군인 가족과 지역 주민이 교류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한다면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충분한 자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인가.
전체 프로그램 컨셉은 다국적 이웃이 문화적 교류로 함께한다는 의미인 ‘투게더(Together)’이다. 4월 열린 ‘바이크축제’와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마토예술제’에 이어 11월 2일 ‘2013 평택 코스튬플레이 페스티벌’, 12월 25일 ‘Hi, 크리스마스’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바이크와 코스튬플레이는 대표적인 매니아 문화다. 매니아 문화는 미국과 한국 모두 수요를 갖추고 있으며, 매니아들은 자신의 취미를 즐기는 데 시간과 비용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래서 문화 교류와 더불어 지역 경제를 살릴 관광객이 찾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매니아 문화를 제공하는 것이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또, 구 팽성보건지소를 개축해 예술가와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장으로 활용하는 ‘테이스트 센터’의 개소식도 앞두고 있다. 예술가에게는 레지던스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민과 예술로 교류하는 장소가 바로 ‘테이스트 센터(가칭)’이다.
이곳에서 작가와 주민이 함께 만든 작품은 ‘마토예술제’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며, 노인정을 대상으로 한 문화교육, 안정리 다큐멘터리 상영 등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경기문화재단이 3년간 운영하고, 그 후에는 팽성 지역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사업의 프로그램이 지속 가능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부분이 있는지.
가장 장려하는 사업은 ‘마토예술제’이다. 미군과 지역주민이 함께 예술장터와 벼룩시장을 꾸려가며, 그 과정에서 이 사업의 가장 핵심목표인 다국적 문화 교류의 장을 안착시키는 것이다.
앞으로 주민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설립하고, 사업 운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60~80년대 정경을 간직한 안정리는 문화적으로 큰 자원을 지니고 있다.
옛 건물 등 풍경을 보존하며, 문화라는 색깔을 입힌다면 부산 감천마을과 같은 관광명소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3년 후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모든 사업을 이어갈 수는 없겠지만, 선택된 사업이 자생성을 가질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끊임없이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다. 지금까지 계획된 모든 시도는 지역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단지 씨앗을 뿌릴 뿐이고, 그 싹을 틔우는 것은 주민의 역할이다.
성공적인 안정리 지역 재생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능동적인 참여 그리고 모든 평택시민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황영민기자 youngmin@pttimes.com
